Thursday, December 30, 2010

Verizon의 Connected Home

이번에 Verizon이 홈오토메이션 사업에 진출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2011년 1월에 있는 CES에서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라 합니다. 우선 간단한 소개 비디오를 먼저 보겠습니다.



다음은 서비스 개념도입니다. 클릭하면 좀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홈오토메이션 사업에 진출했다가 중간에 포기한 사례는 많습니다. 이는 이 분야가 사업적으로 매력적인 요소를 틀림없이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는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해결해야할 자질구레한 기술적인 난관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서 그 결과로 얻어지는 효용성의 측면을 고려하면 투자가치가 별로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다양한 기기간의 프로토콜 통합의 문제로 개발 비용이 쓸데없이 높아지는 문제도 만만치 않은 걸림돌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 Verizon이 또 다시 이 분야에 손을 대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해야하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통신망 사업자의 주도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이제까지 홈오토메이션은 그 자체로는 사업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시스템에 통합되는 형태로 사업화가 추진되어 왔습니다. LG나 삼성은 가전을 중심으로 통합하려 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미디어 서버, 그리고 셋탑박스를 중심으로 통합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통신망 사업자의 주도로 통합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될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몇년전부터 있었지만 현재는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대일로에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소비자에게 어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습니다. 스마트폰의 도입이 홈오토메이션을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만드는데 획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아이폰이 보여준 바 있습니다.

무선 선세 네트웍이 이제는 어느 정도 높은 완성도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이전까지의 홈네트웍을 실제 설치하게 될 때 가장 걸림돌이 되어왔던 배선의 문제가 해결되어 기술자의 도움없이 아무나 설치가 가능하게 된데다 가격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무선 네트웍의 표준이 완성 단계에 이르면서 주변기기 업체들도 이에 맞추어 프로토콜 통합을 준비해 왔고 이 솔루션만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회사도 등장하면서 이제는 아웃소싱을 통해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상당히 쉬워졌기 때문에 예전과 같이 효과 대비 개발 투자가 쓸데없이 높아지지도 않습니다. Verizon의 입장에서는 휴대폰 통신망에 접속되는 간단한 임베디드 서버와 애플리케이션만 준비하면 단일한 프로토콜(이 경우에는 Z-Wave) 하에서 원하는 모든 주변기기를 바로 아웃소싱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제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북미지역에서 스마트미터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에너지 소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것도 좋은 타이밍이 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사용 기기들이 통합 제어되는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간의 연간 에너지 비용 차이가 생각보다 매우 크다는 것이 다양한 리포트를 통해서 밝혀지면서 이제는 집을 새로 지을 때 기본적으로 홈오토메이션 장치를 설치하는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Verizon이 홈오토메이션에서 수익을 얻는 회사가 아니라 통신 사업자로서 다른 사업자와의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서 도입하는 서비스라는 것이 더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기기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지요. 아직 가격 정책에 대해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Verizon의 입장에서는 이 시스템을 공급함으로써 추가로 발생하는 수익만을 감안해도 일정 약정하에 무료 공급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상황이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파트 중심의 주택공급 구조가 그렇고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비용이 북미에 비해 아주 낮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을 이슈로 구매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여전히 신규 아파트에 대해서만 관심을 보이고 있지요. 여전히 개발 투자비용이 높기 때문(또는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Verizon의 경우를 참조하면, 별로 높지 않은 비용에 (기축 시장에도) 시스템 공급이 가능하고 그 투자 비용은 통신비로 쉽게 회수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아시아 몇개국을 제외하면 특별히 신규나 기축시장의 구별이 없지요. 따라서 Verizon의 이 사업이 잘 된다 싶으면 언제든지 따라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한국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인 누가 시작하면 다들 따라하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홈 오토메이션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단 여러가지 기술적, 또는 그 외의 걸림돌들이 쉽게 제거되지 않아서 아주 더디게 진행되고 있을 뿐이었지요. 이제는 여러가지 여건이 변화해서 시장이 서서히 움직이려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스타트를 Verizon이 끊게 될지 아닐지 모르지만 이 시장에 플레이어로 참여하려면 미리 준비를 해야 하겠지요.

Wednesday, December 1, 2010

GE의 HEM사업

GE (General Electric)가 가정의 에너지 관리 사업(HEM : Home Energy Management)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소식이 들리는군요. 거대 기업들이 이 분야에 속속 참여하는 것은 이제 이 시장에서 돈이 된다는 전략적 판단이 섰다는 말이겠습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대로 DOE (Department of Energy)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스마트 그리드가 도입되었을 때, 즉 시간대 별로 차등적인 과금이 시행되었을 때 소비자가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 정보를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피크타임에서 15%, 전체적으로 10%의 에너지 절약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집안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장비를 설치해서 사용자에게 보여줍니다. 통상적인 미국 가정의 경우 월간 전력 소비량이 $200달러라고 했을 때 이 사용량 정보를 보는 것만으로도 월 $20달러이상, 연간 $240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약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약간의 인텔리전스를 가지는 가전제품, 예를 들어서 심야에 자동으로 운전하는 세탁기나 식기세척기등을 활용하면 그 차이는 훨씬 늘어날 것입니다. 이 정도가 되면 소비자가 에너지 관리 장치를 구매할 동기가 충분히 유발될 수 있겠지요.

대기업이 움직일 때는 이미 사업성에 대한 검토는 물론 기본적인 사업 준비가 완료되었을 것입니다. 구글의 에너지 사업관련 제품은 TV 홍보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마트 그리드 사업 자체는 아직 갈길이 멀고 험난하다는 평이 정설입니다. 하지만 이런 평가와는 반대로 이미 사업초기 부터 많은 이슈와 상당한 소비자의 위기 의식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이에 편승한 에너지 관리 제품의 시장은 벌써 초기 단계에 들어서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수년내로 이 분야에서 상당한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정에서 에너지 관리의 개념을 적용하려면 바꾸어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Friday, November 12, 2010

주목해야 할 분야

특정한 주제는 없습니다. 업계의 소식을 꾸준히 들여다 보면 어떤 분야가 주목을 받을 것이다라는 게 눈에 보일 때가 있습니다. 비즈니스라는 것이 통상적으로 수많은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복잡하게 얽히게 되므로 쉽게 예측가능할 리가 없고 따라서 이런 분야의 예측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따로 있는 것이지만 특정한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가 주도한다든지 또는 관련 업계들이 협력한다든지 아니면 소비자의 트렌드가 변한다든지 해서 명확한 흐름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학계쪽에서 논의가 시작되면, 뒤이어 몇몇 벤처 업체들이 프로토타입의 제품을 내놓으며 특허를 선점하는 순서가 뒤따르고, 정부나 공공기관이 관련 표준을 정하게 되면, 이제 대기업들이 선두의 벤처업체들을 사들여서 양산을 준비하는 단계로 진행되는 것이 일종의 공식처럼 진행됩니다.

이런 과정을 밟는 분야는 대기업이 움직이는 시점으로부터 보통 2년 정도면 업계의 흐름을 장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서 언론을 매수해 실제적으로는 아무 내용도 없으면서 대중을 호도하는 경우도 있지요. 한국에서는 이런 일들이 아주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는데 예를 들어서 불과 얼마 전에 S사가 자체 개발한 '바다'라는 스마트폰 운영체계를 대대적으로 선전한 적이 있었습니다. 외국에서는 이 운영체계라고 하는 것이 퀄컴이 제공한 리눅스 커널에 UI만 그럴 듯하게 입힌 것으로 발표시점부터 이미 'Bada is Nada(nothing)' 라고 우스개 거리가 되었습니다. 외국 관련 업계의 분석은 S사가 다른 O/S를 도입하는데 유리한 입지를 만들기 위해 가짜 제품을 내세워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것이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그 회사가 구글폰 V2의 양산업체로 선정이 되었다는 것이 밝혀졌지요.

만일 바다가 발표되었을 때 대기업이 추진하니까 하고 이 분야에 올인하였다면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이 혼자 바보가 되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업계의 흐름을 보고 있다면 이런 사기성 언론 플레이를 쉽게 걸러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야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새었는데, 결론은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이 분야가 앞으로 주목받게 될 지 아닐지를 판단하는 것은 아주 명백한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 두 업체가 잠깐 언론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관련업체들 전체가 몇년에 걸쳐서 일관되게 움직이고 있다면 그 분야의 장래를 추측하는 것은 절대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여기서는 그런 몇가지 분야에 대해서 열거해 보겠습니다. 따라서 분야간 주제의 연관성은 없습니다. 그냥 틈나는 대로 생각나는 것을 나중에 돌아보기 위해서 정리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 Embedded Hardware/Software 분야 -

이 분야의 움직임은 한마디로 ARM 관련 제품의 독주가 예상됩니다. 이전의 ARM 제품군은 8비트급 마이크로컨트롤러와 32/64비트의 x86프로세서 중간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만 현재는 상하로 양쪽 시장을 상당히 잠식하는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Cortex M 시리즈는 32비트의 성능으로 8비트 제품과 가격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시장에는 1달러 이하의 제품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성능과 소비전력에서 월등한 제품이 가격마저 우위에 있으니 이제 시장에서 8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가 없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8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가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는 다양한 I/O의 지원인데 최근에 ATMEL이 자사 8비트급에 적용되었던 I/O기술을 Cortex-M 시리즈에 적용하면서 이 분야에서 가장 유력했던 Microchip의 8bit PIC 시리즈들의 경쟁력이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Cortex A 시리즈는 최근에 멀티코어 제품들이 나오면서 정식으로 x86프로세서들과 경쟁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적용한 스마트 폰, 태블릿, 넷북 들은 성능면에서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피씨의 수준과 비교될 정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이를 지원하기 위한 많은 업체들의 노력이 가시화 되고 있는데 그중에 Linaro (얼마전에 관련 기사를 포스팅한 바 있습니다) 커뮤니티의 역할은 아주 중요한 시사점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ARM을 이용한 제품의 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던 커널과 미들웨어에 대한 표준 소프트웨어가 정식으로 등장하므로 기존 리눅스 개발 소사이어티를 감안하면 이제는 윈도우즈 제품 개발보다는 Andriod, Embedded Linux 제품의 개발이 훨씬 활기를 띄게 될 전망입니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가시적인 효과로 Andriod 제품과 응용 소프트웨어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됩니다. 상대적으로 윈도우즈 제품군은 전 분야에 걸쳐서 상당히 축소될 것입니다. ARM - Linux - Andriod는 이제 임베디드 분야에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 LED 조명 및 그 응용 분야 -

처음 LED 조명이 등장하였을 때의 생각은 이 분야는 소수 양산업체에 국한된 분야가 아닌가 하는 것이었지만 요즘의 분위기로는 그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현재는 거의 모든 반도체 업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LED 전원제어용 신제품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조명과는 달리 LED 조명이 기존의 조명보다는 훨씬 보편적인 시장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현재 초기의 몇가지 문제점들 즉, 광원에 집약된 발열, 고발열로 인한 제한된 수명, 그리고 높은 제조 단가등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어 가면서 이제 시장에 첫 양산 제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모르겠지만 외국은 마트에 가면 기존 전구를 대체하는 LED 전구가 팔리고 있습니다. 백열전구 60와트 기준의 LED 전구의 소비자 가격은 대략 2만원 정도 입니다.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는 아직 아니지만 시장에 처음 나온 제품 치고는 괜찮습니다. 바형 형광등을 대체하는 LED 등은 오히려 더 경쟁력이 있습니다. 광원이 집중되지 않고 길게 늘어져 있어서 쉽게 방열이 되기 때문에 전구형보다 양산 단가가 더 저렴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존 전구를 대치하는 용도 보다는 LED 자체의 특징을 활용하는 새로운 제품들이 대거 선을 보이게 될 것 같습니다. 과거 이에 관한 포스트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하여간 다양한 아이디어의 장식성 조명이나 기존 가전제품에 조명의 기능을 추가하는 형태로 많은 LED 조명 응용 제품이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서 고용량 LED의 전류 제어 기술이 보편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관련된 분야로 조도 측정 센서 - ALS (ambient light sensor) - 그리고 근접센서 - proximity sensor - 들도 LED 조명과 연관되어 대거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조명 자체로서 LED 조명은 기존의 CFL에 대한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두가지 특징, 즉 자유로운 광량 조절(dimming) 및 색상 제어 기능, 그리고 높은 역률을 강조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dimming 기능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적합하지요. 이 분야에서의 필요한 것이라면 아이디어가 될 것입니다. 조명이라는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됩니다.


- 홈오토메이션 및 스마트 그리드 분야 -

요즘 가장 이슈가 되는 분야이면서 가장 걸림돌이 많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연일 스마트 그리드에 대한 새로운 기사와 새로운 제품 들이 나오는데 여전히 시장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관련 기업들도 몸이 달아있고 정부도 여기저기 애를 쓰는데 워낙에 걸림돌이 많아서 상당기간 좌충우돌할 것입니다. 그만큼 기회와 위험이 상존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스마트그리드의 가장 큰 시장, 그리고 기술적으로도 가장 어려운 분야는 역시 전력 공급망이 되겠습니다. 미국의 경우 기술적인 문제가 다 해결된 후에도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10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듯이 전력 공급망의 문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최근에 미국이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삼기 위해서 정부간 협력을 시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베타 테스터로 온갖 시행착오를 다 거치고 결국은 전력망이 미국 업체에 완전히 종속되게 될 예정인데 한국 정부는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성과 홍보에만 급급하고 있더군요.

여기 오타와의 경우 수년에 걸친 스마트미터 교체작업이 2009년에 완료되었습니다. 그리고 2010 중반부터 이미 시간대별 차등 과금제도가 모든 가구에 시행되고 있습니다. 즉,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심야시간대 별로 전기 요금이 다릅니다. 캐나다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전력시장이 민영화 되어서 전기 요금이 한국의 몇배가 됩니다. 도시가스가 없이 전기로 취사를 하기 때문에 사용량도 많고요. 통상적인 가구가 한달 전기요금이 10만원은 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마트 그리드를 이용한 제품은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고 사람들의 관심도 없습니다. 전력회사는 스마트 그리드 적용에 대한 차등 요금을 가지고 주정부와 계속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차등을 두어야 전력 회사와 소비자가 서로 만족하게 되는지 결론이 쉽게 날리가 없습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는 스마트미터가 적용되고 전기요금이 갑자기 올라서 소송이 걸리고 난리가 난 모양입니다. 그쪽은 기업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약해서 그런 일들이 쉽게 일어나는 모양입니다.

전력 공급망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그 하위의 모든 문제들이 다 미해결인 상태로 남습니다. 따라서 현재 스마트그리드를 홈오토메이션에 적용하겠다는 시도는 지금으로서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아서도 구매욕구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언젠가는 스마트 그리드에 연결해야 하겠지만 당분간은 여전히 기존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제품 기획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나마 요즘은 무선 통신 분야가 발전해서 좀 낫겠습니다.

Wednesday, November 3, 2010

Android v.s. iOS(iPhone)

언제나 그렇듯이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도 참 빠르게 성장 중이네요. 문화적 특성상 주위와 항상 비교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한국(중국도 그렇지요)은 이런 면에서 대기업들이 가지고 놀기 딱 좋은 시장입니다. 그동안 애써서 막고 있던 스마트폰 시장이 한번 애플에게 열리고 나니 어느새 이제는 누구나 스마트폰을 들어야 이야기가 되는 상황이 된 것 같네요.

하여간,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전개될 시장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고 있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스마트폰 O/S의 마켓쉐어에 대한 것이지요. 마침 제가 구독하는 저널에서 이에 관한 기사가 오늘 나왔기에 겸사겸사 제 의견을 더해서 옮겨 봅니다.

저도 이 기사의 논지에 완전히 동의하는 입장인데 그 내용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Google의 Android와 Apple의 iOS간의 경쟁 구도는 이전 desktop O/S 시장에서의 Microsoft의 Windows와 Apple의 OS/X 간의 관계와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자세한 비교를 하지 않더라도 쉽게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가 애플의 오에스엑스에 대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지게 된 것은 절대로 윈도가 우수한 운영체계여서가 아니지요. 일찌감치 유닉스 기반에서 출발한 오에스엑스에 비해 윈도는 윈도 2000에 가서야 겨우 비교 가능한 완성도를 가지게 되었지만 이때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압도적인 마켓쉐어를 가지게 됩니다. 그 이유를 개방성이란 용어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보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시장 참여자들의 무게 중심이 어느 편에 있는가가 정확한 표현이 될 것입니다.

애플의 아이폰의 점유율이 높아졌을때 실질적인 이득을 취하는 회사는 애플 이외는 없습니다. 이는 다른 모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회사들에게는 재앙과 다름없지요. 애플은 회사 내부의 분위기도 그렇고 시장 전략도 그렇고 매우 욕심이 많고 그 욕심을 숨기지 않는 회사입니다. 수많은 일화가 있지만 다 접어두고 국내의 경우만 보아도 애플과 손잡은 KT 조차도 아이폰 판매부문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아이폰을 판매하는 통신사가 그 때문에 적자가 늘어나는 현상) 어느 나라도 예외가 없습니다. 애플의 전략이지요. 마켓확대를 갈망하는 2위 통신사의 약점을 이용해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시장의 관점에서 애플의 제품은 애플의 시장에서의 비중만큼 마켓쉐어를 가지는 것이 맞습니다. 그 외 모든 관련 회사들, 스마트폰 분야만 보더라도 삼성이나 엘지, 소니, 에릭슨, 대만의 많은 제조사들이 모두 애플에 밀려서 한쪽으로 몰려있는 상황은 아주 잠시일 뿐입니다. 이는 통계 자료로도 쉽게 입증이 됩니다. 지금은 아이폰 열풍에 잠시 시각적 혼동을 주고 있지만 냉정하게 통계를 확인해 보면 안드로이드 폰이 시장에 나타난지 불과 2년만에 아이폰의 점유율은 50퍼센트 대에서 20퍼센트 대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그것도 상품으로서의 완성도를 제대로 가지지도 못한 version 2 이전의 안드로이드 폰으로 말입니다. 시장 자체가 커졌기 때문에 아이폰의 판매량 자체는 늘었지만 시장 형성 초기의 왜곡되었던 마켓쉐어는 제자리를 찾아간다고 보여집니다. 이제 곧 시장에 10달러대의 안드로이드 폰이 등장하면 애플의 아이폰은 데스크탑 시장에서의 오에스엑스와 비슷한 위치가 될 것입니다. 데스크탑 시장에서 아이비엠 호환기종이 등장하는 것과 완전히 동일한 현상이지요.

이는 애플도 잘알고 있습니다. 애플의 전략 자체가 high-margin/low-volume이므로 마켓쉐어에는 큰 관심이 없지요. 대신 low-margin/high-volume 전략을 취하는 안드로이드 진영은 애플을 제외한 모든 제조사의 지원을 받게 됩니다. 이 쪽의 관점에서는 애플의 아이폰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갖는 것 자체가 용납할 수 없는 시장의 왜곡이 됩니다. 유일한 변수는 이번에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폰 7인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큰 영향은 주지 못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장은 두가지 방향, 즉 폐쇄적이지만 완성도가 높은 애플과 완성도는 낮지만 완전 개방되어 수많은 제조사의 지원을 받는 구글의 두가지 방향으로 전개되는 데 그 사이에서 어정쩡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지요. 아마도 림의 블랙베리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시장 전망을 보자면 이미 2011년에 아이폰의 마켓쉐어는 10퍼센트 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도 현재의 아이폰 열풍의 착시 현상을 빨리 떨어버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폰의 마켓쉐어가 50퍼센트가 된다고 한다면 삼성과 엘지가 고분 고분 국내 휴대폰 시장을 그만큼 내 준다는 것인데 현실적인 전망이라 할 수 없지요. 휴대폰의 분야에서 애플은 많은 휴대폰 제조사 중 하나이고 그만큼의 쉐어를 갖는 것이 맞습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이분법으로 나눌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물론 여전히 아이폰의 편에 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는 애플과 동일한 전략, 즉 마이너이지만 high-profit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 서야만 합니다.

Friday, June 4, 2010

Linaro?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있군요. ARM 제품을 생산하는 주요 하드웨어 업체 즉, ARM, Freescale, IBM, TI, ST, Samsung 이 지원하고 Linux 업체 Canonical이 주도하는 open-source company Linaro가 설립되었습니다. 여기서 Canonical은 Ubuntu를 배포하고 모바일 기기에 이식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입니다.

목적은 ARM에 Linux를 포팅하는 작업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공개하는 것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약간의 배경 설명이 필요합니다. 최근 들어서 스마트 폰 시작이 확대 되면서 기존의 작은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소프트 웨어(O/S) 구도가 급격히 바뀌고 있지요. 사실 이미 10년도 전에 기존의 소프트웨어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하드웨어 제조사와 통신 사업자들의 주도로 계획되어 온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용 윈도를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 소프트웨어가 탑재되는 휴대폰은 하드웨어 개발단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나 하드웨어는 독자적으로 설계하기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스마트폰의 기능이 카피라도 한 듯이 유사했습니다. 통신사의 입장에서는 타 경쟁 업체와 차별화 되는 서비스를 넣고 싶어도 역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원해 주지 않으면 어려웠기 때문에 이런 제약들이 시장 자체를 확대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ARM 계열의 코어를 탑재한 CPU들이 모바일 기기에 적용되고 Linux의 채용이 늘어 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사에서 하드웨어 개발사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였습니다. 이런 시장 상황의 변화 상황에서 애플의 iPhone은 그 사이를 적절한 순간에 효과적으로 공략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iPhone의 경우에는 소프트웨어의 우수성으로 소비자들을 자극하여 나름대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언젠가 언급한 대로 애플사가 워낙 탐욕스러운지라 통신사들에게는 iPhone이 삼킬수도 뱉을 수도 없는 계륵과 같은 존재입니다. 따라서 여전히 하드웨어 제조사와 통신사의 희망은 ARM + Linux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안드로이드의 등장은 이런 움직임이 완성단계에 왔음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의 채용이 시작되면서 Mobile Linux 개발자들에게 난관으로 등장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ARM Core가 다양한 제조사의 다양한 CPU에 적용되면서 middle ware이하의 레벨에서 호환성이 문제되기 시작했습니다. 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소프트웨어 개발(middle ware 이상) 자체보다도 이런 다양한 CPU에 대해 Linux를 CPU에 커널을 포팅하는 단계에 들어가는 노력과 비용이 상당히 증가하게 된 것이지요.

이런 문제가 지속되면 ARM + Linux 모바일 기기의 확산을 더디게 하는 수준에 이르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하드웨어 개발사들이 나서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양한 ARM CPU에 대해 통일된 커널과 개발 환경을 제공하자는 것이 목적이지요. Linaro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이 부분이 해결되면 ARM+Linux의 보급이 더욱 빠른 속도로 이루어 질 것이고 안드로이드와 같은 경우는 강력한 우군을 만난 상황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처음에 Canonical이 주도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많은 사람들은 Ubuntu를 개발하는 Canonical사의 특성상 Android와 경쟁하는 middle ware 하나가 더 등장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뚜껑을 열고보니 결과적으로는 Android를 지원하는 역할이더군요. 아마도 Android는 이제 대세임을 인정받게 된 것 같습니다.

Saturday, May 22, 2010

GoogleTV와 홈서버

구글이 GoogleTV를 발표했군요. 드디어 기다리던 것이 나온 것 같습니다. iPad를 능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IPTV, AppleTV, 그리고 인터넷 서핑이 가능한 인텔리전트 TV를 모두 합하고도 이들이 제공하지 못했던 부분을 채워주는 솔루션이 되겠습니다.

얼핏보면 TV로 인터넷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 정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TV로 웹서핑을 하는데 있어서 컨텐츠, 그리고 그 인터페이스의 문제는 단순한 듯 하면서도 그렇지 않습니다. TV는 컴퓨터와 여러가지 면에서 다릅니다. 주 사용층이 다르고 인터페이스가 다르고 사람들의 기대 수준이 다릅니다. 한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TV는

채널 돌리듯이 쉽게 인터넷 컨텐츠를 검색하고 시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게다가 그 내용이 수많은 쓰레기(garbage) 들을 제외하고 볼만한 내용이 되어야 하지요.

결국 컨텐츠와 그것을 검색하는 방법의 문제가 됩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매우 어려운 문제이지요. 그 부분을 바로 GoogleTV가 노리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컨텐츠 자체에 있어서도 처음은 YouTube와 같은 무료 컨텐츠를 주로 다룰 것으로 보입니다. Facebook, Twitter 등도 바로 제공되겠지요. 인터넷에 널려있는 방대한 컨텐츠를 어떻게 검색해서 어떻게 연결해 주는가를 바로 구글이 고민
했던 내용일 겁니다.

기존의 TV가 유료 컨텐츠(그래서 제한적인)를 유료의 방법으로 제공했다면 GoogleTV는 무료 컨텐츠(그래서 무제한적인)를 무료의 방법으로 제공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차이점이 되겠습니다. 구글이 아니라면 시도하기 어려운 접근 방식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Apple의 전략과도 확연히 차이가 나는 점이라 하겠습니다.

기존의 미디어 업계와 연결한 유로 컨텐츠도 예정되어 있을 겁니다. 점차적으로는 기존의 IPTV를 대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미디어업계는 자신의 광고를 이 GoogleTV를 통해 노출시키고 싶어할 것입니다. 기존에 방송사를 통해서만 가능했던 대중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웹사이트에 광고를 올리는 수준으로 가정내 TV 화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변화일 것입니다. 웹 컨텐츠 업계 / 미디어업계 /광고 업계가 모두 GoogleTV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드웨어에서는 TV 제조사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고 게다가 기존의 TV에 간단한 단말기(셋탑박스 역할이겠지요)를 장착하면 쉽게 볼 수 있으니 보급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게다가 컨텐츠는 구글이 제공(관리)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듯합니다.

처음에 기다리던 것이 나왔다는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앞으로의 홈서버의 방향에 대해서 기존의 홈서버가 어떤 형태로든 바뀌어야 하고 그 핵심은 그 화면을 기존의 다른 디스플레이 장치 - 그것이 iPad가 되었든 아니면 주방 TV가 되었든, 아니면 그냥 휴대폰이 되었든 - 에서 큰 조작없이 바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Web Server를 생각했던 것인데 이런 시나리오는 가정 내의 가장 중요한 디스플레이 장치인 TV에 대해서는 기존의 TV가 웹서핑을 자유롭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걸림돌이 되었지요. 이 부분에서 완벽한 해결책을 찾은 듯 보입니다. GoogleTV를 활용하면 홈서버의 내용이 TV에 나타나게 하는데 아무런 문제점이 없어보입니다. 국내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는 약간 다를 수 있겠습니다. 역시 언어적 장벽이 문제가 되겠고 터무니 없이 적은 한글의 컨텐츠가 역시 문제가 되겠습니다만 대세는 역시 OPEN입니다.

Sunday, May 2, 2010

iPad와 대항마

엊그제 HP가 Palm을 인수하였다는 소식에 바로 이어서 Slate의 양산 계획을 취소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 소식은 Palm의 인수소식보다 더 큰 충격이군요. HP의 Slate는 Microsoft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자사의 Tablet PC 개발 계획을 작년말 취소한 이후에도 iPad에 대항할 거의 유일한 Windows 탑재 기기로 관심을 끌었던 기종입니다. 이번의 결정은 Intel에 이어 HP도 Microsoft에 등을 돌리는 수순이라 보여집니다.



올초 CES2010에서 Steve Ballmer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치사를 해가면서 소개를 할 때만 해도 사람들은 이렇게 생산도 해보지 못하고 취소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못했습니다. 하도 사람들 입에 회자되느라고 Slate가 거의 보통 명사가 되다시피했는데 결국 iPad의 위세에 눌려 예상 소비자 가격까지 내어놓고 양산 직전에서 취소되는군요. HP의 굴욕이자 마이크로소프트의 굴욕인데 이게 그냥 굴욕으로 끝날 것 같지 않네요. 모바일 기기에서의 Microsoft의 끝을 알리는 신호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며칠전 발표한 Windows Phone 7도 딱 하루 주목받고는 끝이더군요. 인터넷 사업분야에서의 Microsoft의 손실이 천문학적 수준으로 확대일로에 있던데 괜히 걱정이 됩니다.

하여간 이제 대세는 본격적으로 Apple v.s. Google로 가는군요. 생각보다 빠른 진행입니다. Apple이 지금과 같은 독재구조가 아니라 조금만 유연한 조직을 가지고 있어도 이렇게 좋은 기회에서 자충수를 두지는 않을텐데 Steve Jobs는 Apple의 구세주이자 한계점이라 하겠습니다.

Wednesday, April 28, 2010

홈오토메이션의 미래

아래 포스팅에 연결되는 주제입니다. 이 내용은 일전에 몇번 이야기할 기회가 있기는 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가 된 것 같아서 적습니다. 글의 전개를 단순히 하기 위해서 직접적으로 그리고 짧게 기술하겠습니다. 요즘은 조금만 내용이 길어지면 집중이 잘 안되지요.

우선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를 3가지로 구별해서 도시해 봤습니다. 이 구분은 이 글의 전개를 위한 것이므로 일반적인 관점과는 다릅니다. 그림에서 Control Hardware는 Home Automation 주변 장치들을, User Terminal은 사용자가 조작하는 컨트롤 패널(월패드)을, 그리고 Application은 컨트롤 패널 상에서 동작하는 UI를 의미합니다. 이는 물론 기존 구성을 기준으로한 것입니다.



기존의 구성 - 그러니까 한국에서는 현재의 시점이고, 외국으로 보자면 iPad 또는 그 이전의 iPhone이 본격적으로 홈오토메이션 시스템 구성에 들어오기 이전이 되겠습니다 - 에서는 홈오토메이션 제조사가 이 3가지 요소를 모두 공급하였습니다. 어느 쪽의 더 비중이 높든 말입니다.

이제 iPhone에 이어서 iPad가 홈오토메이션에 들어오면서 이 룰(rule)이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홈오토메이션 업체들은 자사의 컨트롤 패널을 포기하고 가전사(Consumer Electronics Company)가 만드는 iPad 또는 앞으로 나오게될 Android Pad를 표준 구성에 넣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Application은 홈오토메이션 제조사가 공급하기 때문에 Application은 자사 Hardware에서만 동작하는 전용 프로그램이 되겠습니다. 어찌 보면 자리를 내 준 것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일반 대중에게 더 친숙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제가 관심을 두는 것은 그 이후의 일입니다. 이제 이 시장에 새로 도입될 변화는 바로 표준화 입니다. 표준화가 진행되어 홈오토메이션 시장에 표준 프로토콜이 등장하면(하나가 아닐 수 있습니다)위의 Application이 Hardware와 분리가 가능하게 됩니다. 따라서 Application만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Software Company가 등장할 환경이 만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전개될 개연성은 매우 높은데 그것은 바로 Smart Grid라는 사업이 전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Smart Grid 사업은 어떤 형태로는 Home Automation시장에 표준화를 도입하게 만들 것이고 동시에 에너지 절약에 전문적인 know-how를 가진 Software Company를 탄생시킬 것입니다.

Home Automation Company는 이 부문에서 전문 Software Company에 경쟁할 수 없으므로 마치 iPad가 전용의 컨트롤 터미널을 대치하듯 에너지 절약에 특화된 Application이 기존의 Home Automation Application 자리를 대치하게 될 것입니다.

이 변화의 과정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해야 하겠다라는 결론은 빨리 내릴 수록 유리할 것입니다. 변화는 항상 생각보다 빠르게 오기 때문입니다. Home Automation 제조사로서 Hardware에 집중하겠다고 한다면 목표는

  • 주변기기의 full-line up
  • 표준화된 프로토콜 채용(하위레벨 호환성)
  • 그리고 소프트웨어 호환성(상위레벨 호환성)

이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기술의 변화를 읽다보면 어떤 흐름을 보게 되는데 세상일이란 항상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어서 이런 예측이 틀리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아무런 예상을 하지않고 대처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iBracket?

이런 제품이 있다는 기사를 처음 읽었을 때는 그냥 장난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제품의 이름은 iBracket입니다. 제품 외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능은 iPad를 벽면에 고정시키는 브라켓입니다. 전원을 인가하는 부분과 추가의 증폭스피커가 있지만 기본 기능은 그냥 벽걸이 구조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게다가 가격은 3-40만원이나 하네요.

첫 인상은 좀 어처구니가 없다 싶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iPad를 벽면에 설치하고 홈오토메이션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기존 홈오토메이션 업체들이 판매하는 전용의 터치패널 컨트롤러(월패드)를 대신할 수 있게 됩니다. 그것도 훨씬 좋은 하드웨어, 훨씬 좋은 UI, 그리고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컨텐츠를 가지고 말입니다(심지어는 TV와 VOD도 됩니다). 게다가 어떤 홈오토메이션 업체 제품을 사용하든 호환이 됩니다.

이곳에서 홈오토메이션 업체가 판매하는 전용 터치패널 컨트롤러들은 500만원대입니다. 그것을 50만원대의 iPad와 30만원대의 거치대를 가지고 멋지게 해결했으니 정말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한편으로는 참으로 우습지만 한편으로는 긴장하게 만드는군요. iPad가 발매되고 동시에 각 홈오토메이션 업체들이 iPad에서 운용되는 자사의 UI를 내놓으니 가장 먼저 예측되는 것이

이제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에서 더 이상의 전용 컨트롤러(월패드/웹패드)는 없다

라는 것이더군요. 엊그제 홈오토메이션 설치업체가 인터뷰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제 전용 컨트롤러는 주문계획도, 설치 계획도 없다고 단정해서 이야기 하더군요. 이미 거의 모든 홈오토메이션 제조업체들도 자사의 전용 컨트롤러를 단종시키려 하는 것 같습니다. 대신 주변기기와 통합 솔류션, 그리고 iPad와의 연계 기능에 더 신경을 쏟을 것입니다. 시대 변화의 흐름을 읽어서 시장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게 다 애플때문이다 라고 나중에 후회해봐야 소용없겠지요.

이제는 iPad가 홈오토메이션 시스템 구성에 추가되는 것이 아니고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이 iPad의 옵션기기 중 하나가 되었다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겁니다.

엊그제 아무 생각없이 사시는 모 장관이 개인 수입 금지된 iPad를 가지고 나와 자랑했다가 이슈가 된 적이 있었지요. 그때 관계기관에 온 항의 전화가 하루에 10만통이 넘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정말 10만통이 넘었을까도 의문이고 그걸 다 세어봤을 까도 의문입니다만 정말 10만명이 항의전화를 했다면 실제 정식 수입이 되었을 때는 iPhone 보다 훨씬 큰 파문을 몰고 올 것입니다. 이미 외국에서는

iPad 때문에 Netbook 시장은 제대로 피기도 전에 끝났다.

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 iPad 상륙을 코앞에 둔 지금, 삼성, 엘지 등은 패닉에 빠져서 이에 대항할 Android 기기 개발에 엔지니어들을 가혹하게 몰아세우고 있을 겁니다. (시장 초기에 쓰레기같은 제품을 쏟아내서 Android 기기의 인지도에 악영향을 주는 일도 분명 있을 겁니다. 하여간) 국내 홈네트웤시장도 영향을 안받을 수 없겠지요. 홈네트웍 시스템으로 전용 컨트롤러를 채용하는 것에 대한 고려, 그러니까 소비자들의 선호도 및 이에 대한 시공사의 입장이 외국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도 진행 중인 iPhone 열풍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이런 첨단 기기 유행에 민감해 하는가를 잘 보여주었다고 하겠습니다. 지난번 포스트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iPhone, iPad는 국내 시장에서 언어적 장벽과 데이터베이스(컨텐츠)의 부재라는 기본적인 걸림돌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경우,

사람들의 인식의 전환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그것이 생존 본능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iPad는 iPhone보다 더 싸단 말입니다. iPad가 발매되자 마자 외국은 이에 호환되지 않는 홈오토메이션 기기는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습니다. 2년후 한국은 어떨까요? 중국은? 개인적으로는 iPad보다는 Android pad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결과는 같습니다. 홈오토메이션 시장에서 현재 홈서버라 불리는 기기는 디스플레이 없이 컨트롤 룸에 설치되는 기기로 바뀌어야 합니다.

Saturday, April 17, 2010

IDF 2010 소식 두가지

며칠전 북경에서 IDF2010(인텔 개발자 포럼)이 열렸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와 기술들이 선보였겠지만 두가지 사실이 ㄱ관심을 끄는군요.

첫째는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에 대해서 이야기한 Justin Ratner 의 키노트입니다. 전체 내용을 보지 않아서 정확한 것은 모르겠지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퍼스널 컴퓨터의 시대에서 퍼스널 에너지 매니지먼트시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는군요. 다양한 Smart Grid에 대응하는 임베디드 장치들이 도입되면 개인들은 자신들의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사회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커다란 진전이 있게 될 거라는 거지요.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인텔에서 이런 이야기를 키노트 주제로 꺼냈다는 점이 상당히 의외입니다. 인텔은 기업의 성격상 어느 면으로보나 스마트 그리드에 잘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지요.

두번째는 인텔이 요즘 가장 신경을 쓰는 Atom 프로세서에 구글의 Android를 포팅하여 선보였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것을 두고 사람들이 말이 많군요. 그동안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간에는 어떤 묵시적인 약속이 있었는데 그것은 인텔은 리눅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고 대신 마이크로소프트는 ARM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인텔이 더 이상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다가는 낙오될 수 있겠다라는 위기감이 보인다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동시에 이제는 그 반대로 마이크로소프트가 Windows 7을 ARM 에 포팅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다라고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나 이 시점에서 어떤 정책의 변화를 도모하기는 상당히 늦었다고 판단이 됩니다. 거대한 기업이 쉽게 쇠락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겠지요. 앞으로 두 기업이 어떤 행보를 할 지가 궁금합니다.

Tuesday, April 13, 2010

iPad의 경쟁자와 시장 전망

독일의 모 업체에서 iPad의 killer를 자처하는 WePad라는 제품을 발표하였습니다. iPad가 불러온 관심때문인가요? 순간적으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군요.




다음은 데모화면입니다.



CPU는 Intel의 Atom을 O/S는 Android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후발주자인 만큼 iPad에 비해 하드웨어적 성능이 뛰어나야 경쟁이 되겠지요. 속도, 화면크기, 용량 기타 주변기기 연결성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 제품은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습니다. 아직은 iPad과 경쟁하기에는 시기상조이고 아마도 대만의 업체들 (예를 들면 Acer)이 안드로이드 패드를 만들어야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면 될 것입니다.

우선 Atom을 사용해서는 iPad와 경쟁할 수 없을 것입니다. Qualcomm의 Snapdragon이라면 가능하겠지만 ARM 제품에 비해 2-4배의 전력을 사용하는 Atom을 사용해서는 데모기기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위의 데모화면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일부에서는 이것이 Android 화면이 아니고 Windows 7을 교묘하게 속여서 데모를 했다고 주장하는군요. 아마도 실제 개발할 시간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Atom을 사용한 것이 이해가 됩니다. Windows 7을 구동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을 테니까요. 그러고 보니 WePad의 스펙이 인텔이 곧 발표할 Slate와 아주 유사하군요 Atom CPU에 Windows 7 탑재, 하지만 이 조합은 지난번 블로그에서 언급한 대로 두가지의 치명적 단점, 그러니까 Instant ON이 안되고 사용시간이 너무 짧다는 문제 때문에 iPad와 경쟁은 불가합니다.

하여간 이번 WePad는 좀 사기같습니다. 발표자의 차림도 좀 노숙자스럽고 제대로 된 시연화면은 없고 외형만 계속 보여주는 것도 엉성하기 짝이 없습니다. 180명 인력을 가진 회사가 하는 언론 발표로는 터무니 없이 허술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WePad 발표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것은

iPad가 이미 고유의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이 새로운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제 여기 저기서 iPad 경쟁제품을 자처하는 다양한 Pad들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제품들은 하나같이 Andriod를 탑재할 것입니다. Andriod이외는 Apple의 거대한 Appstore에 대항할 가능성조차 가지지 못할 것입니다. 초기에 iPad 쪽으로 강한 쏠림을 보이는 컨텐츠 업계들도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될 것입니다. 컨텐츠 업계의 입장에서는 시장은 다양해질 수록 유리하겠지요.

두번째 시사점은 iPad의 가장 큰 적은 바로 Steve Jobs의 오만과 탐욕이라는 것입니다. 컨텐츠 업계도 현재는 iPad에 올인하고 있지만 iPad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는 것이 자신들에게도 불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는 이미 iPhone의 경우에서 잘 입증이 되고 있지요. iPhone이 시장에 진입할 때는 항상 시장에서 2위나 3위 통신사를 파트너로 정합니다. iPhone의 인기를 이용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를 갈망하는 업체들이 Apple과 터무니 없이 불리한 계약을 감수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iPhone을 판매하는 통신사들은 예외없이 iPhone으로 인한 적자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iPhone을 판매하는 순간 시장 점유율은 올라가고 주가는 떨어진다는군요.

Apple의 오만함에 대해서도 일화가 상당히 많은데 어제는 Adobe의 Flash는 쓰레기라서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독설을 퍼붓더니 오늘은 Apple의 컴퓨터에서 Object C 컴파일러를 이용해 개발되지 않은 소프트웨어는 Appstore에 올릴 수 없게 막아버리는군요. (이게 현행법상 문제가 없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제 어느 정도 시장을 장악했다는 계산에서 이겠지요.

이런 점을 잘알고 있는 업계는 iPad에 경쟁자가 나타나는 것을 누구보다도 원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점이 Andriod 기기 및 Andriod 마켓에 상당한 잇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위의 WePad가 약간은 지나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이와 관계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이 모든 통신사들의 적극적 지원을 받는 것과 동일한 맥락일 것입니다. 구글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생각만해도 암담합니다.

하여간 위의 두가지 관점을 볼때 생각보다 빨리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패드가 시장에서 iPad과 경쟁할 시점이 올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삼성, 엘지를 중심으로 한참 개발 중일텐데 국내시장의 성격상 iPad 보다는 안드로이드 패드가 장기적으로는 더 유력할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사족으로 요즘 독일 업체가 삽질을 많이하는군요. 얼마전에도 Ebook 가지고 어떤 업체가 bluffing 하더니. 뭔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연달아 그러니까 좀 이상하긴 합니다.

Sunday, April 11, 2010

Smart Grid에 관련된 단신들

Smart Grid가 올초부터 북미 몇 도시에서 가동되기 시작했습니다. Smart grid라는 말이 나온 것은 얼마 안되었지만 준비는 몇년 전에 시작했고 관련 연구부터 따지자면 상당한 기간이 거친 후에 현실화된 것입니다. 요 며칠간 들리는 관련 소식 세가지

미국의 몇도시에서 시행되자 마자 시끄럽습니다. 소비자들이 이전 방식에 비해 너무 많은 요금이 나오는 것을 알게되었다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스마트그리드 자체가 과금 방식을 바꾸어서 소비자의 에너지 비용을 늘려서 기업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한 목표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음모론을 거론하지 않아도 국가로 보아서 이미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기업들을 다루기 위해서 다른 여지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이에 기업들을 동참시기키 위해서는 그만한 인센티브 없이는 불가능한 것은 자명하지요.

참고로 스마트미터를 적용하게 되면 단순히 요금체계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두가지 항목이 추가되는 데 하나는 미터값을 매달 분할해서 소비자가 지불하게 합니다. 그런데 이게 상당한 비용이더군요. 미터 제조비용의 몇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는 전력 전송 비용이라는 애매한 항목이 있습니다. 그 전에도 있기는 했지만 이제는 이 항목을 수용가의 역률에 연관해서 적용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역률이 나쁜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수용가는 미터에 나온 요금보다 더 내야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게 실제보다 더 청구한다고 소비자가 입증 가능하겠습니까. 에너지 미터는 개별 수용가에 대한 개별 사안이라 당국이 조사를 해도 밝혀내는 것은 불가능할 겁니다. 이래 저래 에너지 공급 업체들은 스마트 그리드로 대박이 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너무 욕심을 낸 기업들 때문에 캘리포니아에서는 주정부가 조사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가끔 미국은 국가가 아니고 거대 기업집단들이 운영하는 집단 수용소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의료보험 건도 그렇고요.) 에너지 미터를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작해서 소비자들의 손해를 가중시켰다는 의심이 들만한 사례가 상당히 있나 봅니다. 스마트그리드 사업에서 아킬레스 건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스마트그리드 사업과 관련해서 소비자의 입장에서 우려되는 사안중 가장 중요한 2가지는 첫째로 개인의 에너지 사용패턴 정보가 기업으로 고스란히 넘어간다는 것입니다. 어느 집에 얼마나 전력을 사용하는 기기가 있는지 부터 해서, 낮에 집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몇시에 퇴근해서 저녁은 언제 먹는지, 휴가는 언제 가는지 등등의 정보가 쉽게 에네지 공급사로 취합이 되고 이는 다른 기업들에게 정보로서 팔려나간 다는 것이지요. 아마도 이에 관련해서 큰 건이 몇번 터지고 나야 관련한 법적인 제도의 보완이 이루어 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위의 경우에서 보듯이 에너지 사용량의 과금이 기업의 마음대로 된다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스스로 사용량과 이에 해당하는 과금을 추정하기에는 너무 복잡해져 버렸기 때문에 기업에 입장에서는 마음 놓고 소비자를 속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제도하에서는 자본이 모든 가치(형이상학적이든 형이하학적이든)에 우선하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양심을 거론한 다는 것이 말이 안되지요. 하여간 이와 관련해서 당분간 복잡한 일들이 벌어질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급속도로 높아질 것이고 기업과의 갈등도 폭증할 것이고 그 와중에서 불안한 소비자 심리를 파고드는 다양한 제품도 등장할 것입니다.

동시에 뚜껑이 열리고 생각보다 큰 돈이 된다고 판단이 된 기업들은 이제 빠른 속도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업계는 이제 더 빨리, 더 많은 분야에서 스마트 그리드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정부를 독촉하고 있습니다. 예상하던 일이지요. 현재의 경제 상황이 에코버블을 끝내고 본격적인 대공황으로 빠져들어가는 단계여서 기업들이 더 조급한 모양입니다. 각국 정부들도 한계에 달한 재정적자와 부채를 빨리 국민에게 떠 넘길 방안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스마트 그리드 사업은 상당히 매력적이지요.

일본도 이에 질세라 대규모로 스마트 그리드 시범 사업을 진행합니다. 일본의 경우도 국가의 장기 성장이 달린 중대한 사업이라는 인식을 가진 모양입니다. 일본이 하면 어떤 형대로든 국내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현재 제주도에서 시범사업 어쩌고 하는 것은 그냥 예산 나눠먹기로 끝내버리고 실제 사업은 일본 업체의 주도(국내 기업과의 제휴 형식)로 벌어질 가능성이 어떤 정부 때보다 높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발전, 송배전 설비가 일본에서 공급한 것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Tuesday, April 6, 2010

iPad와 Home Automation

iPad가 발매첫날 30만대가 팔려나갔답니다. 초기 구매자들에게는 백만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과 25만권 이상의 ebook이 이미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을 겁니다. iPad의 판매는 모든 예상을 넘을 것입니다. iPad의 성공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iPad의 파급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iPad를 iPhone과 비교하거나(iPhone과 같은데 화면만 크다) 또는 notebook 이나 tablet pc와 비교하는(하드웨어 사양이 떨어진다)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Steve Jobs가 keynote에서도 명확하게 밝혔듯이 iPad는 smart phone도 아니고 table PC도 아닙니다. 가끔은 개발자나 IT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별 것 아닌 차이점이 일반인의 입장에서보면 아주 혁신적인 내용일 수 있습니다. 애플은 이 점을 정확히 짚어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드웨어적 사양이나 기술적 어쩌고 저쩌고가 아니고
  • 스위치를 넣으면 바로 켜지고 즉시 인터넷에 접속된다.
  • 매뉴얼이 필요없이 직관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 동영상 감상시에도 10시간 이상 배터리가 지속된다.
  • 이동에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는 무게이면서도 충분히 편안한 크기의 화면

등이 될 것입니다. 이런 특성은 핸드헬드 기기에 최적화되었으면서도 경쟁 제품을 압도하는 고급스러운 UI를 제공하는 애플의 O/S 덕분에 가능한 것입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다른 업체는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이는 이미 iPhone에서 예상되었던 바입니다. OS/X를 휴대폰에 넣은 애플의 기술력은 이미 그때에도 충분히 입증이 되었지만 이번 iPad에서 경쟁제품들과의 선을 그어버린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점을 간과하고 성능이 어쩌니 스펙이 어쩌니 하는 이야기들은 핵심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거나 아니면 고의로 호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비교할 제품이 당분간 나올 수 없을 것이고(앞으로도 가능성이 없어보입니다) 그나마 가장 근접한 것이 Linux를 Java machine에 최적화한 구글의 Android인데 구글은 아직 휴대폰 이외의 기기에 적극적으로 적용할 생각은 없는 모양입니다. 써드 파티들은 (패닉상태에 빠져서) 열심이지만.

하여간, 이와 같은 관점은 많은 컨텐츠 메이저들도 깊이 공감하는 바입니다. 당분간은 다른 대안이나 경쟁제품이 없다는 것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앞 다투어 엄청난 양의 전용 컨텐츠가 쏟아져 나오게 될 것입니다. 아예 새로운 컨텐츠 분야가 창조될 것입니다. 즉,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이 눈앞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대신 아래의 비디오를 보아주십시오. Sports Illustrated라는 CNN 소유의 스포츠 잡지사가 만든 홍보 비디오입니다. 이런 업체들이 iPad의 발매를 얼마나 학수 고대해 왔는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컨텐츠 업계는 기존의 딜레마를 해결해 줄 구세주로 iPad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것은 "온라인 컨텐츠는 무료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대중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유료전환도 못하고 손해는 누적되는 현상황을 완전히 뒤엎을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이지요. 수많은 신문사, 출판사, 배급사, 영화사 등등이 iPad를 열열히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iTunes의 음반 판매 모델이 자신들의 컨텐츠에도 적용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사실 이 포스트의 목적은 iPad 자체를 다루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의 포스트에서 언급한 대로 이미 iPhone/iPad가 야기하는 사회적 현상은 어떤 분야에서든 주목하지 않으면 안되는 수준이 되어버렸습니다. 다른 업체들이 가정의 3번째 스크린에 대한 모색을 제대로 준비하기도 전에 애플은 그 해답을 제시해 버렸다고 하겠습니다.


최근 Control4가 iPad 전용의 홈오토메이션 애플리케이션을 발표하였습니다. 자사의 디바이스와 연동되는 이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배포할 예정인 것 같습니다. Control4라는 회사는 이전부터 발빠르게 iPhone 어플리케이션을 홈오토메이션시장에 도입해왔던 회사입니다. 사실 거의 모든 홈오토메이션 업체들이 예외없이 iPhone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Control4는 그 업체들 중에서도 선두에 있지요. 내용 자체는 크게 신선한 것은 없습니다. iPad용이라는 게 중요하지요. 주부들이 연속극 보다가 홈오토메이션 기기를 작동시킨다고 가정하고 보십시오.






iPad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김에 다른 회사들의 제품도 열거해 보겠습니다. 다음은 Savant사의 프로그램입니다. 이 회사는 특히 하이엔드 제품에 주력하기 때문에 제품의 수준이 다른 경쟁사에 비해 훨씬 높습니다. 가격대도 그만큼 높겠지요.




동영상을 주의깊게 보아 주십시오. 제가 국내 홈오토메이션 분야의 대기업의 입장이라면 이런 제품 도입을 검토할 것입니다. 첫부분의 언급대로 애플의 '혁명적인' UI는 그 직관성으로 인해 이런 홈오토메이션과 같이 일반 사용자에게 친근하지 않은 분야까지도 대중화 시장으로 이끌어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다음은 HomeBase 시스템의 시연 영상입니다.





이외 거의 모든 Home Automation업계가 이미 관련 프로그램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HomeSeer사 제품의 화면,



그리고 Crestron사 제품의 화면입니다.



iPhone/iPad가 국내에서 외국과 같은 돌풍을 몰고 오기에는 언어적 장벽이라는 큰 걸림돌이 있습니다. 한글의 온라인 컨텐츠나 데이터베이스의 빈약함도 문제입니다(사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Phone이 발매된지 몇달만에 50만대를 돌파하였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고 할까요. iPhone이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 현상이 되어버린 지금 가정 주부들이 iPad에 열광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겠습니까? 아니면 반대로 영어 교육 시장에서 iPad를 홍보하기 시작하면 학생있는 집은 하나씩 가지고 있어야 하는 기기가 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국내 홈오토메이션 업계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앞으로의 방향은 이렇습니다.


  • 월패드는 도어폰/로비폰의 저화질영상만을 제공하는 최소기능만 남는다.
  • 나머지 기능은 (월패드에서 구현하든 아니면 별도의 장치로 구현하든) 웹서버 형태로 제공해서 일반 모바일 기기에서 별도의 소프트웨어 없이 바로 연동가능하게 되어야 한다.
  • 하드웨어의 개발은 주변기기에 집중해야 한다.
  • 주변기기는 Total Solution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잡담 하나를 추가하자면 iPad와 관련해서 앞으로 유력시 되는 분야는 하드웨어에서 IP Camera 제조업체와 컨텐츠에서 요리(recipes), 날씨 관련 사이트일 겁니다. IP Camera 도어폰은 지금의 전자식 도어락 만큼이나 유행할 것입니다.

관심있게 보고 있는 몇가지 분야를 소개합니다. 우선 BigOven.com이라는 요리사이트에서 제공하는 iPad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 하나만으로도 주부들을 주사용자 층으로 흡수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다음은 iSpy라는 프로그램인데 어떻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전세계에 널려져 있는 공공 웹캠을 연결해서 화변에 보여줍니다. 의외로 수많은 웹캠이 iPhone으로 직접 볼 수 있고 제어도 가능하더군요. 이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것은 iPhone 사용자들이 꼭 구입하기를 원하는 소프트웨어 리스트 중에서 최상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가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본능인가 봅니다.



다음은 iPad의 등장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Netflix 입니다. 일종의 온라인 비디오 렌탈서비스 + 온라인 케이블 TV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왜 아직 국내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등장 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저작권의 문제이거나 관련 업체들이 첨예하게 대립하여 견제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거나 연속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iPad에서 제공되는 Netflix의 유혹을 절대로 뿌리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iPad 열풍을 풍자하는 황당한 비디오 하나 소개합니다. 유튜브에서 iPad로 검색하면 첫화면에 나오지요.

Tuesday, March 30, 2010

OpenPeak사의 제품 소개

지난 CES에서 OpenPeak사가 HEM(Home Energy Manager)시스템을 발표했습니다. 플랫폼은 인텔의 Atom CPU를 사용하고 O/S는 Moblin을 채용했습니다. 이 회사명 OpenPeak, 그리고 제품명 OpenTablet이 의미하는 바는 짐작하는 대로 Open Source(Linux)에 기반한 시스템으로 AppStore를 활성화 하겠다는 시장전략을 드러내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참고로 Moblin은 인텔이 모바일 기기에서의 약세를 극복하기 위해서 Atom 프로세서를 이용한 제품 개발을 활성화할 목적으로 Linux를 Atom 시스템에 포팅한 것입니다.

제품 설명을 하기 전에 먼저 이미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OpenTablet7이라는 7인치 Tablet 형태의 제품입니다.







다음은 전자액자형(Photo Frame 타입)의 OpenFrame7이라는 제품입니다.





핸드셋도 몇종이 있네요.



영상 전화기 형태



그리고 셋탑박스형



다음은 UI 화면들입니다. 두번째 화면을 유심히 봐 주세요. 이 제품군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한번에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제품군이 지향하는 시장이 어디인지 알 수 있습니다. 클릭하면 화면이 커집니다. 무엇보다 사용자들에게 "재미"를 주지 않습니까? 제일 가운데 아이콘이 수도쿠입니다.






위 이미지들만 가지고도 이 제품군들이 지향하는 바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최근 이슈가 되는 모든 기능을 집약해 놓았네요.

  •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
  • 홈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 VoIP 전화
  • 인터넷 접속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
  • AppStore를 통한 개발자들의 참여, 그리고
  • 서비스의 무한한 확장성

어디까지가 실제 시스템이고 어디까지가 이미지 렌더링인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수년간 시장에 등장할 제품군을 한꺼번에 보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미 메이저 에너지 공급사인 Direct Energy사 및 GE 사와 계약까지 맺었군요.

단 이 제품의 약점이라면 인텔의 Atom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Atom은 동급의 ARM 제품군에 비해서 약 3-4배의 전력을 소비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위 모든 제품이 ARM + Android 제품으로 전부 대치될 것입니다. 혹은 이 자리를 이번에 발표된 iPad가 차지하지는 않을까요?

저는 위 제품보다는 iPad의 행보가 더 우려스럽습니다. (우려스럽다고 표현하는 것은 애플 그리고 Steve Jobs의 성향을 보아서 그렇습니다. 그들이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하면 소비자들이나 다른 기업들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겁니다.) 다른 사람들은 iPad를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던데 저는 iPad가 의외의 파급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시장에서라도 iPad가 위에서 열거되는 기능을 가지고 홈오토메이션 시장에 등장하면 어떻게 될까요? 젊은 주부들의 폭발적인 호응이 예상되지 않습니까. 결국에는 홈오토메이션 시장도 서비스의 싸움이 될텐데 이를 위해서 안드로이드 진영에 빨리 합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본체보다는 주변장치 개발에 더욱 힘을 써야 하겠지요.


참고로 이 제품군의 자세한 기능에 대해서는 이 회사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리스트를 주의깊게 보아주세요. 여러가지 아이디어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UI 디자인도 참고할 만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보고 있자면 이제 소프트웨어도 개별 회사들이 각자 개발하는 시대는 갔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대세는 오픈소스, 앱스토어 입니다.


최근의 경향을 유심히 보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한 곳을 지향하는 현상을 관찰하게 됩니다. 기존의 개념으로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분야인 tablet PC에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이 존립을 위협을 받게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만 위 제품을 보고 있으면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retrotouch 제품 소개

retrotouch는 이제 막 설립한 회사같아 보입니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조명 스위치외는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스위치 하나에 특화된 회사라 생각됩니다. 제품의 사양은 상용 전원(mains)으로 동작하고 자체 내에 전력 스위치를 내장해서 기존의 기계식 스위치에 비해 별도의 배선이 필요없이 바로 교체가능합니다. 국내 아파트에 보급되는 터치식 조명 스위치와 같지요. 모양, 구조, 동작이 거의 유사합니다.

회사가 작다보니 홈페이지에서 직접 판매도 하고 아마존(영국)에서 판매도 합니다. 유럽 물가를 생각하면 그다지 비싸지 않네요. 명품 좋아하는 계층에 영국제 스위치로 들여다 팔아도 되겠는데요. 하지만 이 회사가 이런 방식의 영업으로는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아마도 다른 홈네트웍 시스템 업체와 모종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모양이 아주 익숙하지요. 기계식 릴레이가 아닌 반도체 SCR 스위치를 사용했기 때문에 용량이 높은 대신 안전을 위해서 최대 3구(3 Gangs)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전면패널이 하나의 판으로 완전히 전면을 덮은 모습이 제조비용이 그다지 높지 않으면서도 깨끗한 벽면에 설치되면 아주 세련되어 보이겠는데요. 자동차 원격 시동키 정도 되는 앙증 맞은 전용 RF 리모컨도 있습니다. 검은 판은 오동작을 막는 커버인가 봅니다.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디머(Dimmer) 스위치(그렇다고 별로 비싸지는 않습니다)는 특별히 관심의상입니다.



디밍도 되고 씬제어도 되는 리모컨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잔재주를 부리지 않고서도 세련되어 보이네요. 비율이 좋아서 그런가요.



관련 비디오를 보세요.



위 비디오를 보면서 제게 떠오르는 생각은
  • 조명제어 제품군에 디머가 반드시 있어야 하겠다.
  • 릴레이 방식이외에 SCR 방식도 필요하다.
  • 작은 크기에 5-6구를 넣은 현 제품은 건설사의 요구에는 부응하지만 부가가치를 높이기 어렵다. 무엇인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 제품은 한마디로 가지고 노는 "재미"가 없어요. 고급스럽다고 딱딱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요. 현대인들은 심심하거든요.)
  • 기축 시장을 대상으로한 제품 개발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 조명스위치, 전원 플러그등에 여러가지 아이디어 제품이 나올 것 같다.
정도 되겠습니다.

Monday, March 29, 2010

Smart Grid 관련한 두가지 소식

스마트그리드(smart grid)의 첫번째 스텝이 되는 스마트미터(smart meter)가 이 동네(캐나다 오타와)에서 동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오타와가 북미의 테스트베드 정도 되는지 오래전부터 스마트미터를 설치해 온 것 같습니다. 작년말에 모든 수용가에 설치 및 테스트가 완료되어 실제 운용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로 사람들이 전력 사용량과 그 사용 방식에 민감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미터는 사용자의 에너지 사용 패턴에 주요 변화를 가져오게되는데, 우선 실시간으로 전력 사용량을 측정해서 시간대별 과금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피크타임에는 비싼 요금이, 심야는 싼 요금이 적용되는 데 하루가 한 네 다섯개의 대역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벌써부터 밤에 세탁기를 돌리는 집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 이와 관련해서 구글이 준비해왔던 에너지서비스인 powermeter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한번 소개한 적이 있지만(이전에는 아마 Load Kelvin 뭐 이런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요) 집안내의 주요 전력사용기기들의 실시간 사용 내역을 분석해서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이지요. 구글의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이를 실현해주는 하드웨어가 필요한데 그러니까 예를 들어 냉장고에 부착해서 실제로 전력 사용량을 측정하고 이를 인터넷을 통해 구글의 서버로 전송해주는 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이번에 구글이 Microchip과 제휴해서 관련 제품의 프로토타입 작업을 시작한 모양입니다. Microchip이 참여했으니 관련 제품이 다수 등장할 것이 기대됩니다. 대략 대당 10-20달러 대의 소비자가를 예상되는데 제대로 사용만 한다면 설치후 몇달 이내로 제품 가격 이상의 절약이 가능할테니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CES 2010에 D-Link도 관련 제품을 내놓았는데 이전부터 D-Link는 network camera를 이용한 원격감시 솔류션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홈오토메이션 쪽에 신경을 써왔습니다. 이번에 소개한 제품은 에너지 사용 상황을 포함하는 집안 내의 각종 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제품으로 보입니다.



실제 실용성을 따지지 않더라도 이제 슬슬 이쪽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것은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뭔가 준비를 해야할 때가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두가지 도어폰 소개

여유가 아주 약간 생겨서 그동안 미루었던 포스팅을 계속해보려 합니다. 몇달간 밀려있던 것이라 시간적 순서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우선 도어폰 관련한 두가지.

도어폰은 나라별 주거문화와 관련이 깊지요. 사실 한국이 특이한 경우에 속합니다. 외국의 경우(이것도 문화별 차이가 많이 나겠습니다만 북미나 유럽을 통상적으로 외국이라 한다면) 도어폰이 있는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우선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는 예외없이 보안을 위해서 로비가 잠겨있고 여기에 도어폰(로비폰)이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이동네는 아파트 -> 저소득층 -> 마약 -> 범죄 이렇게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어서 강력 범죄 발생율이 일반 주택가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개별 주택의 경우 벨은 있지만 도어폰과 같은 인터컴의 용도는 거의 없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방문이란 것이 거의 없어서 그런가 봅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초대받지 않고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요.

따라서 아래에 소개하는 제품은 일단 그 시장이 아주 제한적입니다. 담장이 둘러있는 고가의 주택, 집이 너무 넓어서 현관까지 가기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 정도일 겁니다. 사실 영상이 되는 한국의 도어폰과 같은 제품은 영화에서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일반인을 대상으로하는 제품은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보아야 합니다.

첫번째는 Simens의 제품으로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집안의 무선전화기의 핸드셋 하나를 도어폰으로 만든 것입니다. 다이얼이 없어서 방문자가 직접 전화로 쓸 수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거의 무선전화기 핸드셋과 동일한 기능입니다. 핸드셋간의 인터컴 통화기능을 그대로 도어폰으로 적용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아이디어는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제품화 하려고 하면 걸리는 것이 많던데 Simens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제품으로 출시했군요. Simens가 큰 회사 답지않게 몇년전부터 무선전화기 시장에 상당히 집착을 하던데 그런 면에서는 가치가 있겠군요.

가정내 무선전화기 핸드셋 중 하나가 도어에 달려있다고 가정했을 때 가능한 기능이 전부 됩니다. 단 영상은 안되겠지요. 부재 중에는 전화기의 call forwarding 기능을 이용해서 외부의 집주인에게 전화가 연결됩니다. 일반 전화기능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니까 아무런 부가 장치, 부가 서비스가 필요없이 그냥 가능하다는 장점이겠습니다. 뭐 집의 무선전화기의 핸드셋이 여러 개라면 그 중 하나를 대문에 걸어두고 도어폰으로 사용하는 시나리오가 되겠습니다.


두번째는 이번에 D-Link에서 출시한 제품으로 이번에는 3G 휴대폰을 도어폰으로 사용했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제공하는 기능도 예상할 만한 수준입니다. 단 이 제품의 경우에는 휴대폰과 마찬가지로 해당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고 SIM 카드를 꼽아야 하고 등등.. 휴대폰 개통하는 것과 동일한 절차를 밟아야 사용가능하겠지요. 설치 비용이나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겠습니다만 위에서 설명한 대로 특수 계층을 위한 제품이니 그럴만도 합니다. 3G 제품이므로 영상도 전송됩니다. 단 특이하게 영상이 전송될 때는 음성 통화는 안되는군요. 영상기능은 그냥 감시카메라 역할인가 봅니다. 누가 뜯어가는 것에 대한 대책은 되어 있겠지요?




D-Link가 홈오토메이션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Cisco가 인수한 Linksys는 좀 크게 놀던데 D-Link는 반대로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