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pril 11, 2010

Smart Grid에 관련된 단신들

Smart Grid가 올초부터 북미 몇 도시에서 가동되기 시작했습니다. Smart grid라는 말이 나온 것은 얼마 안되었지만 준비는 몇년 전에 시작했고 관련 연구부터 따지자면 상당한 기간이 거친 후에 현실화된 것입니다. 요 며칠간 들리는 관련 소식 세가지

미국의 몇도시에서 시행되자 마자 시끄럽습니다. 소비자들이 이전 방식에 비해 너무 많은 요금이 나오는 것을 알게되었다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스마트그리드 자체가 과금 방식을 바꾸어서 소비자의 에너지 비용을 늘려서 기업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한 목표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음모론을 거론하지 않아도 국가로 보아서 이미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기업들을 다루기 위해서 다른 여지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이에 기업들을 동참시기키 위해서는 그만한 인센티브 없이는 불가능한 것은 자명하지요.

참고로 스마트미터를 적용하게 되면 단순히 요금체계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두가지 항목이 추가되는 데 하나는 미터값을 매달 분할해서 소비자가 지불하게 합니다. 그런데 이게 상당한 비용이더군요. 미터 제조비용의 몇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는 전력 전송 비용이라는 애매한 항목이 있습니다. 그 전에도 있기는 했지만 이제는 이 항목을 수용가의 역률에 연관해서 적용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역률이 나쁜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수용가는 미터에 나온 요금보다 더 내야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게 실제보다 더 청구한다고 소비자가 입증 가능하겠습니까. 에너지 미터는 개별 수용가에 대한 개별 사안이라 당국이 조사를 해도 밝혀내는 것은 불가능할 겁니다. 이래 저래 에너지 공급 업체들은 스마트 그리드로 대박이 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너무 욕심을 낸 기업들 때문에 캘리포니아에서는 주정부가 조사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가끔 미국은 국가가 아니고 거대 기업집단들이 운영하는 집단 수용소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의료보험 건도 그렇고요.) 에너지 미터를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작해서 소비자들의 손해를 가중시켰다는 의심이 들만한 사례가 상당히 있나 봅니다. 스마트그리드 사업에서 아킬레스 건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스마트그리드 사업과 관련해서 소비자의 입장에서 우려되는 사안중 가장 중요한 2가지는 첫째로 개인의 에너지 사용패턴 정보가 기업으로 고스란히 넘어간다는 것입니다. 어느 집에 얼마나 전력을 사용하는 기기가 있는지 부터 해서, 낮에 집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몇시에 퇴근해서 저녁은 언제 먹는지, 휴가는 언제 가는지 등등의 정보가 쉽게 에네지 공급사로 취합이 되고 이는 다른 기업들에게 정보로서 팔려나간 다는 것이지요. 아마도 이에 관련해서 큰 건이 몇번 터지고 나야 관련한 법적인 제도의 보완이 이루어 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위의 경우에서 보듯이 에너지 사용량의 과금이 기업의 마음대로 된다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스스로 사용량과 이에 해당하는 과금을 추정하기에는 너무 복잡해져 버렸기 때문에 기업에 입장에서는 마음 놓고 소비자를 속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제도하에서는 자본이 모든 가치(형이상학적이든 형이하학적이든)에 우선하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양심을 거론한 다는 것이 말이 안되지요. 하여간 이와 관련해서 당분간 복잡한 일들이 벌어질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급속도로 높아질 것이고 기업과의 갈등도 폭증할 것이고 그 와중에서 불안한 소비자 심리를 파고드는 다양한 제품도 등장할 것입니다.

동시에 뚜껑이 열리고 생각보다 큰 돈이 된다고 판단이 된 기업들은 이제 빠른 속도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업계는 이제 더 빨리, 더 많은 분야에서 스마트 그리드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정부를 독촉하고 있습니다. 예상하던 일이지요. 현재의 경제 상황이 에코버블을 끝내고 본격적인 대공황으로 빠져들어가는 단계여서 기업들이 더 조급한 모양입니다. 각국 정부들도 한계에 달한 재정적자와 부채를 빨리 국민에게 떠 넘길 방안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스마트 그리드 사업은 상당히 매력적이지요.

일본도 이에 질세라 대규모로 스마트 그리드 시범 사업을 진행합니다. 일본의 경우도 국가의 장기 성장이 달린 중대한 사업이라는 인식을 가진 모양입니다. 일본이 하면 어떤 형대로든 국내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현재 제주도에서 시범사업 어쩌고 하는 것은 그냥 예산 나눠먹기로 끝내버리고 실제 사업은 일본 업체의 주도(국내 기업과의 제휴 형식)로 벌어질 가능성이 어떤 정부 때보다 높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발전, 송배전 설비가 일본에서 공급한 것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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