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13, 2010

iPad의 경쟁자와 시장 전망

독일의 모 업체에서 iPad의 killer를 자처하는 WePad라는 제품을 발표하였습니다. iPad가 불러온 관심때문인가요? 순간적으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군요.




다음은 데모화면입니다.



CPU는 Intel의 Atom을 O/S는 Android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후발주자인 만큼 iPad에 비해 하드웨어적 성능이 뛰어나야 경쟁이 되겠지요. 속도, 화면크기, 용량 기타 주변기기 연결성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 제품은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습니다. 아직은 iPad과 경쟁하기에는 시기상조이고 아마도 대만의 업체들 (예를 들면 Acer)이 안드로이드 패드를 만들어야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면 될 것입니다.

우선 Atom을 사용해서는 iPad와 경쟁할 수 없을 것입니다. Qualcomm의 Snapdragon이라면 가능하겠지만 ARM 제품에 비해 2-4배의 전력을 사용하는 Atom을 사용해서는 데모기기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위의 데모화면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일부에서는 이것이 Android 화면이 아니고 Windows 7을 교묘하게 속여서 데모를 했다고 주장하는군요. 아마도 실제 개발할 시간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Atom을 사용한 것이 이해가 됩니다. Windows 7을 구동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을 테니까요. 그러고 보니 WePad의 스펙이 인텔이 곧 발표할 Slate와 아주 유사하군요 Atom CPU에 Windows 7 탑재, 하지만 이 조합은 지난번 블로그에서 언급한 대로 두가지의 치명적 단점, 그러니까 Instant ON이 안되고 사용시간이 너무 짧다는 문제 때문에 iPad와 경쟁은 불가합니다.

하여간 이번 WePad는 좀 사기같습니다. 발표자의 차림도 좀 노숙자스럽고 제대로 된 시연화면은 없고 외형만 계속 보여주는 것도 엉성하기 짝이 없습니다. 180명 인력을 가진 회사가 하는 언론 발표로는 터무니 없이 허술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WePad 발표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것은

iPad가 이미 고유의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이 새로운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제 여기 저기서 iPad 경쟁제품을 자처하는 다양한 Pad들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제품들은 하나같이 Andriod를 탑재할 것입니다. Andriod이외는 Apple의 거대한 Appstore에 대항할 가능성조차 가지지 못할 것입니다. 초기에 iPad 쪽으로 강한 쏠림을 보이는 컨텐츠 업계들도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될 것입니다. 컨텐츠 업계의 입장에서는 시장은 다양해질 수록 유리하겠지요.

두번째 시사점은 iPad의 가장 큰 적은 바로 Steve Jobs의 오만과 탐욕이라는 것입니다. 컨텐츠 업계도 현재는 iPad에 올인하고 있지만 iPad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는 것이 자신들에게도 불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는 이미 iPhone의 경우에서 잘 입증이 되고 있지요. iPhone이 시장에 진입할 때는 항상 시장에서 2위나 3위 통신사를 파트너로 정합니다. iPhone의 인기를 이용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를 갈망하는 업체들이 Apple과 터무니 없이 불리한 계약을 감수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iPhone을 판매하는 통신사들은 예외없이 iPhone으로 인한 적자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iPhone을 판매하는 순간 시장 점유율은 올라가고 주가는 떨어진다는군요.

Apple의 오만함에 대해서도 일화가 상당히 많은데 어제는 Adobe의 Flash는 쓰레기라서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독설을 퍼붓더니 오늘은 Apple의 컴퓨터에서 Object C 컴파일러를 이용해 개발되지 않은 소프트웨어는 Appstore에 올릴 수 없게 막아버리는군요. (이게 현행법상 문제가 없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제 어느 정도 시장을 장악했다는 계산에서 이겠지요.

이런 점을 잘알고 있는 업계는 iPad에 경쟁자가 나타나는 것을 누구보다도 원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점이 Andriod 기기 및 Andriod 마켓에 상당한 잇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위의 WePad가 약간은 지나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이와 관계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이 모든 통신사들의 적극적 지원을 받는 것과 동일한 맥락일 것입니다. 구글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생각만해도 암담합니다.

하여간 위의 두가지 관점을 볼때 생각보다 빨리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패드가 시장에서 iPad과 경쟁할 시점이 올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삼성, 엘지를 중심으로 한참 개발 중일텐데 국내시장의 성격상 iPad 보다는 안드로이드 패드가 장기적으로는 더 유력할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사족으로 요즘 독일 업체가 삽질을 많이하는군요. 얼마전에도 Ebook 가지고 어떤 업체가 bluffing 하더니. 뭔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연달아 그러니까 좀 이상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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