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28, 2010

홈오토메이션의 미래

아래 포스팅에 연결되는 주제입니다. 이 내용은 일전에 몇번 이야기할 기회가 있기는 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가 된 것 같아서 적습니다. 글의 전개를 단순히 하기 위해서 직접적으로 그리고 짧게 기술하겠습니다. 요즘은 조금만 내용이 길어지면 집중이 잘 안되지요.

우선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를 3가지로 구별해서 도시해 봤습니다. 이 구분은 이 글의 전개를 위한 것이므로 일반적인 관점과는 다릅니다. 그림에서 Control Hardware는 Home Automation 주변 장치들을, User Terminal은 사용자가 조작하는 컨트롤 패널(월패드)을, 그리고 Application은 컨트롤 패널 상에서 동작하는 UI를 의미합니다. 이는 물론 기존 구성을 기준으로한 것입니다.



기존의 구성 - 그러니까 한국에서는 현재의 시점이고, 외국으로 보자면 iPad 또는 그 이전의 iPhone이 본격적으로 홈오토메이션 시스템 구성에 들어오기 이전이 되겠습니다 - 에서는 홈오토메이션 제조사가 이 3가지 요소를 모두 공급하였습니다. 어느 쪽의 더 비중이 높든 말입니다.

이제 iPhone에 이어서 iPad가 홈오토메이션에 들어오면서 이 룰(rule)이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홈오토메이션 업체들은 자사의 컨트롤 패널을 포기하고 가전사(Consumer Electronics Company)가 만드는 iPad 또는 앞으로 나오게될 Android Pad를 표준 구성에 넣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Application은 홈오토메이션 제조사가 공급하기 때문에 Application은 자사 Hardware에서만 동작하는 전용 프로그램이 되겠습니다. 어찌 보면 자리를 내 준 것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일반 대중에게 더 친숙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제가 관심을 두는 것은 그 이후의 일입니다. 이제 이 시장에 새로 도입될 변화는 바로 표준화 입니다. 표준화가 진행되어 홈오토메이션 시장에 표준 프로토콜이 등장하면(하나가 아닐 수 있습니다)위의 Application이 Hardware와 분리가 가능하게 됩니다. 따라서 Application만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Software Company가 등장할 환경이 만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전개될 개연성은 매우 높은데 그것은 바로 Smart Grid라는 사업이 전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Smart Grid 사업은 어떤 형태로는 Home Automation시장에 표준화를 도입하게 만들 것이고 동시에 에너지 절약에 전문적인 know-how를 가진 Software Company를 탄생시킬 것입니다.

Home Automation Company는 이 부문에서 전문 Software Company에 경쟁할 수 없으므로 마치 iPad가 전용의 컨트롤 터미널을 대치하듯 에너지 절약에 특화된 Application이 기존의 Home Automation Application 자리를 대치하게 될 것입니다.

이 변화의 과정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해야 하겠다라는 결론은 빨리 내릴 수록 유리할 것입니다. 변화는 항상 생각보다 빠르게 오기 때문입니다. Home Automation 제조사로서 Hardware에 집중하겠다고 한다면 목표는

  • 주변기기의 full-line up
  • 표준화된 프로토콜 채용(하위레벨 호환성)
  • 그리고 소프트웨어 호환성(상위레벨 호환성)

이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기술의 변화를 읽다보면 어떤 흐름을 보게 되는데 세상일이란 항상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어서 이런 예측이 틀리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아무런 예상을 하지않고 대처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iBracket?

이런 제품이 있다는 기사를 처음 읽었을 때는 그냥 장난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제품의 이름은 iBracket입니다. 제품 외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능은 iPad를 벽면에 고정시키는 브라켓입니다. 전원을 인가하는 부분과 추가의 증폭스피커가 있지만 기본 기능은 그냥 벽걸이 구조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게다가 가격은 3-40만원이나 하네요.

첫 인상은 좀 어처구니가 없다 싶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iPad를 벽면에 설치하고 홈오토메이션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기존 홈오토메이션 업체들이 판매하는 전용의 터치패널 컨트롤러(월패드)를 대신할 수 있게 됩니다. 그것도 훨씬 좋은 하드웨어, 훨씬 좋은 UI, 그리고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컨텐츠를 가지고 말입니다(심지어는 TV와 VOD도 됩니다). 게다가 어떤 홈오토메이션 업체 제품을 사용하든 호환이 됩니다.

이곳에서 홈오토메이션 업체가 판매하는 전용 터치패널 컨트롤러들은 500만원대입니다. 그것을 50만원대의 iPad와 30만원대의 거치대를 가지고 멋지게 해결했으니 정말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한편으로는 참으로 우습지만 한편으로는 긴장하게 만드는군요. iPad가 발매되고 동시에 각 홈오토메이션 업체들이 iPad에서 운용되는 자사의 UI를 내놓으니 가장 먼저 예측되는 것이

이제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에서 더 이상의 전용 컨트롤러(월패드/웹패드)는 없다

라는 것이더군요. 엊그제 홈오토메이션 설치업체가 인터뷰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제 전용 컨트롤러는 주문계획도, 설치 계획도 없다고 단정해서 이야기 하더군요. 이미 거의 모든 홈오토메이션 제조업체들도 자사의 전용 컨트롤러를 단종시키려 하는 것 같습니다. 대신 주변기기와 통합 솔류션, 그리고 iPad와의 연계 기능에 더 신경을 쏟을 것입니다. 시대 변화의 흐름을 읽어서 시장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게 다 애플때문이다 라고 나중에 후회해봐야 소용없겠지요.

이제는 iPad가 홈오토메이션 시스템 구성에 추가되는 것이 아니고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이 iPad의 옵션기기 중 하나가 되었다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겁니다.

엊그제 아무 생각없이 사시는 모 장관이 개인 수입 금지된 iPad를 가지고 나와 자랑했다가 이슈가 된 적이 있었지요. 그때 관계기관에 온 항의 전화가 하루에 10만통이 넘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정말 10만통이 넘었을까도 의문이고 그걸 다 세어봤을 까도 의문입니다만 정말 10만명이 항의전화를 했다면 실제 정식 수입이 되었을 때는 iPhone 보다 훨씬 큰 파문을 몰고 올 것입니다. 이미 외국에서는

iPad 때문에 Netbook 시장은 제대로 피기도 전에 끝났다.

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 iPad 상륙을 코앞에 둔 지금, 삼성, 엘지 등은 패닉에 빠져서 이에 대항할 Android 기기 개발에 엔지니어들을 가혹하게 몰아세우고 있을 겁니다. (시장 초기에 쓰레기같은 제품을 쏟아내서 Android 기기의 인지도에 악영향을 주는 일도 분명 있을 겁니다. 하여간) 국내 홈네트웤시장도 영향을 안받을 수 없겠지요. 홈네트웍 시스템으로 전용 컨트롤러를 채용하는 것에 대한 고려, 그러니까 소비자들의 선호도 및 이에 대한 시공사의 입장이 외국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도 진행 중인 iPhone 열풍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이런 첨단 기기 유행에 민감해 하는가를 잘 보여주었다고 하겠습니다. 지난번 포스트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iPhone, iPad는 국내 시장에서 언어적 장벽과 데이터베이스(컨텐츠)의 부재라는 기본적인 걸림돌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경우,

사람들의 인식의 전환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그것이 생존 본능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iPad는 iPhone보다 더 싸단 말입니다. iPad가 발매되자 마자 외국은 이에 호환되지 않는 홈오토메이션 기기는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습니다. 2년후 한국은 어떨까요? 중국은? 개인적으로는 iPad보다는 Android pad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결과는 같습니다. 홈오토메이션 시장에서 현재 홈서버라 불리는 기기는 디스플레이 없이 컨트롤 룸에 설치되는 기기로 바뀌어야 합니다.

Saturday, April 17, 2010

IDF 2010 소식 두가지

며칠전 북경에서 IDF2010(인텔 개발자 포럼)이 열렸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와 기술들이 선보였겠지만 두가지 사실이 ㄱ관심을 끄는군요.

첫째는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에 대해서 이야기한 Justin Ratner 의 키노트입니다. 전체 내용을 보지 않아서 정확한 것은 모르겠지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퍼스널 컴퓨터의 시대에서 퍼스널 에너지 매니지먼트시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는군요. 다양한 Smart Grid에 대응하는 임베디드 장치들이 도입되면 개인들은 자신들의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사회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커다란 진전이 있게 될 거라는 거지요.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인텔에서 이런 이야기를 키노트 주제로 꺼냈다는 점이 상당히 의외입니다. 인텔은 기업의 성격상 어느 면으로보나 스마트 그리드에 잘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지요.

두번째는 인텔이 요즘 가장 신경을 쓰는 Atom 프로세서에 구글의 Android를 포팅하여 선보였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것을 두고 사람들이 말이 많군요. 그동안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간에는 어떤 묵시적인 약속이 있었는데 그것은 인텔은 리눅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고 대신 마이크로소프트는 ARM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인텔이 더 이상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다가는 낙오될 수 있겠다라는 위기감이 보인다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동시에 이제는 그 반대로 마이크로소프트가 Windows 7을 ARM 에 포팅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다라고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나 이 시점에서 어떤 정책의 변화를 도모하기는 상당히 늦었다고 판단이 됩니다. 거대한 기업이 쉽게 쇠락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겠지요. 앞으로 두 기업이 어떤 행보를 할 지가 궁금합니다.

Tuesday, April 13, 2010

iPad의 경쟁자와 시장 전망

독일의 모 업체에서 iPad의 killer를 자처하는 WePad라는 제품을 발표하였습니다. iPad가 불러온 관심때문인가요? 순간적으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군요.




다음은 데모화면입니다.



CPU는 Intel의 Atom을 O/S는 Android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후발주자인 만큼 iPad에 비해 하드웨어적 성능이 뛰어나야 경쟁이 되겠지요. 속도, 화면크기, 용량 기타 주변기기 연결성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 제품은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습니다. 아직은 iPad과 경쟁하기에는 시기상조이고 아마도 대만의 업체들 (예를 들면 Acer)이 안드로이드 패드를 만들어야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면 될 것입니다.

우선 Atom을 사용해서는 iPad와 경쟁할 수 없을 것입니다. Qualcomm의 Snapdragon이라면 가능하겠지만 ARM 제품에 비해 2-4배의 전력을 사용하는 Atom을 사용해서는 데모기기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위의 데모화면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일부에서는 이것이 Android 화면이 아니고 Windows 7을 교묘하게 속여서 데모를 했다고 주장하는군요. 아마도 실제 개발할 시간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Atom을 사용한 것이 이해가 됩니다. Windows 7을 구동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을 테니까요. 그러고 보니 WePad의 스펙이 인텔이 곧 발표할 Slate와 아주 유사하군요 Atom CPU에 Windows 7 탑재, 하지만 이 조합은 지난번 블로그에서 언급한 대로 두가지의 치명적 단점, 그러니까 Instant ON이 안되고 사용시간이 너무 짧다는 문제 때문에 iPad와 경쟁은 불가합니다.

하여간 이번 WePad는 좀 사기같습니다. 발표자의 차림도 좀 노숙자스럽고 제대로 된 시연화면은 없고 외형만 계속 보여주는 것도 엉성하기 짝이 없습니다. 180명 인력을 가진 회사가 하는 언론 발표로는 터무니 없이 허술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WePad 발표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것은

iPad가 이미 고유의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이 새로운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제 여기 저기서 iPad 경쟁제품을 자처하는 다양한 Pad들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제품들은 하나같이 Andriod를 탑재할 것입니다. Andriod이외는 Apple의 거대한 Appstore에 대항할 가능성조차 가지지 못할 것입니다. 초기에 iPad 쪽으로 강한 쏠림을 보이는 컨텐츠 업계들도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될 것입니다. 컨텐츠 업계의 입장에서는 시장은 다양해질 수록 유리하겠지요.

두번째 시사점은 iPad의 가장 큰 적은 바로 Steve Jobs의 오만과 탐욕이라는 것입니다. 컨텐츠 업계도 현재는 iPad에 올인하고 있지만 iPad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는 것이 자신들에게도 불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는 이미 iPhone의 경우에서 잘 입증이 되고 있지요. iPhone이 시장에 진입할 때는 항상 시장에서 2위나 3위 통신사를 파트너로 정합니다. iPhone의 인기를 이용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를 갈망하는 업체들이 Apple과 터무니 없이 불리한 계약을 감수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iPhone을 판매하는 통신사들은 예외없이 iPhone으로 인한 적자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iPhone을 판매하는 순간 시장 점유율은 올라가고 주가는 떨어진다는군요.

Apple의 오만함에 대해서도 일화가 상당히 많은데 어제는 Adobe의 Flash는 쓰레기라서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독설을 퍼붓더니 오늘은 Apple의 컴퓨터에서 Object C 컴파일러를 이용해 개발되지 않은 소프트웨어는 Appstore에 올릴 수 없게 막아버리는군요. (이게 현행법상 문제가 없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제 어느 정도 시장을 장악했다는 계산에서 이겠지요.

이런 점을 잘알고 있는 업계는 iPad에 경쟁자가 나타나는 것을 누구보다도 원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점이 Andriod 기기 및 Andriod 마켓에 상당한 잇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위의 WePad가 약간은 지나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이와 관계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이 모든 통신사들의 적극적 지원을 받는 것과 동일한 맥락일 것입니다. 구글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생각만해도 암담합니다.

하여간 위의 두가지 관점을 볼때 생각보다 빨리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패드가 시장에서 iPad과 경쟁할 시점이 올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삼성, 엘지를 중심으로 한참 개발 중일텐데 국내시장의 성격상 iPad 보다는 안드로이드 패드가 장기적으로는 더 유력할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사족으로 요즘 독일 업체가 삽질을 많이하는군요. 얼마전에도 Ebook 가지고 어떤 업체가 bluffing 하더니. 뭔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연달아 그러니까 좀 이상하긴 합니다.

Sunday, April 11, 2010

Smart Grid에 관련된 단신들

Smart Grid가 올초부터 북미 몇 도시에서 가동되기 시작했습니다. Smart grid라는 말이 나온 것은 얼마 안되었지만 준비는 몇년 전에 시작했고 관련 연구부터 따지자면 상당한 기간이 거친 후에 현실화된 것입니다. 요 며칠간 들리는 관련 소식 세가지

미국의 몇도시에서 시행되자 마자 시끄럽습니다. 소비자들이 이전 방식에 비해 너무 많은 요금이 나오는 것을 알게되었다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스마트그리드 자체가 과금 방식을 바꾸어서 소비자의 에너지 비용을 늘려서 기업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한 목표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음모론을 거론하지 않아도 국가로 보아서 이미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기업들을 다루기 위해서 다른 여지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이에 기업들을 동참시기키 위해서는 그만한 인센티브 없이는 불가능한 것은 자명하지요.

참고로 스마트미터를 적용하게 되면 단순히 요금체계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두가지 항목이 추가되는 데 하나는 미터값을 매달 분할해서 소비자가 지불하게 합니다. 그런데 이게 상당한 비용이더군요. 미터 제조비용의 몇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는 전력 전송 비용이라는 애매한 항목이 있습니다. 그 전에도 있기는 했지만 이제는 이 항목을 수용가의 역률에 연관해서 적용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역률이 나쁜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수용가는 미터에 나온 요금보다 더 내야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게 실제보다 더 청구한다고 소비자가 입증 가능하겠습니까. 에너지 미터는 개별 수용가에 대한 개별 사안이라 당국이 조사를 해도 밝혀내는 것은 불가능할 겁니다. 이래 저래 에너지 공급 업체들은 스마트 그리드로 대박이 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너무 욕심을 낸 기업들 때문에 캘리포니아에서는 주정부가 조사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가끔 미국은 국가가 아니고 거대 기업집단들이 운영하는 집단 수용소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의료보험 건도 그렇고요.) 에너지 미터를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작해서 소비자들의 손해를 가중시켰다는 의심이 들만한 사례가 상당히 있나 봅니다. 스마트그리드 사업에서 아킬레스 건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스마트그리드 사업과 관련해서 소비자의 입장에서 우려되는 사안중 가장 중요한 2가지는 첫째로 개인의 에너지 사용패턴 정보가 기업으로 고스란히 넘어간다는 것입니다. 어느 집에 얼마나 전력을 사용하는 기기가 있는지 부터 해서, 낮에 집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몇시에 퇴근해서 저녁은 언제 먹는지, 휴가는 언제 가는지 등등의 정보가 쉽게 에네지 공급사로 취합이 되고 이는 다른 기업들에게 정보로서 팔려나간 다는 것이지요. 아마도 이에 관련해서 큰 건이 몇번 터지고 나야 관련한 법적인 제도의 보완이 이루어 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위의 경우에서 보듯이 에너지 사용량의 과금이 기업의 마음대로 된다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스스로 사용량과 이에 해당하는 과금을 추정하기에는 너무 복잡해져 버렸기 때문에 기업에 입장에서는 마음 놓고 소비자를 속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제도하에서는 자본이 모든 가치(형이상학적이든 형이하학적이든)에 우선하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양심을 거론한 다는 것이 말이 안되지요. 하여간 이와 관련해서 당분간 복잡한 일들이 벌어질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급속도로 높아질 것이고 기업과의 갈등도 폭증할 것이고 그 와중에서 불안한 소비자 심리를 파고드는 다양한 제품도 등장할 것입니다.

동시에 뚜껑이 열리고 생각보다 큰 돈이 된다고 판단이 된 기업들은 이제 빠른 속도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업계는 이제 더 빨리, 더 많은 분야에서 스마트 그리드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정부를 독촉하고 있습니다. 예상하던 일이지요. 현재의 경제 상황이 에코버블을 끝내고 본격적인 대공황으로 빠져들어가는 단계여서 기업들이 더 조급한 모양입니다. 각국 정부들도 한계에 달한 재정적자와 부채를 빨리 국민에게 떠 넘길 방안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스마트 그리드 사업은 상당히 매력적이지요.

일본도 이에 질세라 대규모로 스마트 그리드 시범 사업을 진행합니다. 일본의 경우도 국가의 장기 성장이 달린 중대한 사업이라는 인식을 가진 모양입니다. 일본이 하면 어떤 형대로든 국내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현재 제주도에서 시범사업 어쩌고 하는 것은 그냥 예산 나눠먹기로 끝내버리고 실제 사업은 일본 업체의 주도(국내 기업과의 제휴 형식)로 벌어질 가능성이 어떤 정부 때보다 높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발전, 송배전 설비가 일본에서 공급한 것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Tuesday, April 6, 2010

iPad와 Home Automation

iPad가 발매첫날 30만대가 팔려나갔답니다. 초기 구매자들에게는 백만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과 25만권 이상의 ebook이 이미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을 겁니다. iPad의 판매는 모든 예상을 넘을 것입니다. iPad의 성공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iPad의 파급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iPad를 iPhone과 비교하거나(iPhone과 같은데 화면만 크다) 또는 notebook 이나 tablet pc와 비교하는(하드웨어 사양이 떨어진다)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Steve Jobs가 keynote에서도 명확하게 밝혔듯이 iPad는 smart phone도 아니고 table PC도 아닙니다. 가끔은 개발자나 IT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별 것 아닌 차이점이 일반인의 입장에서보면 아주 혁신적인 내용일 수 있습니다. 애플은 이 점을 정확히 짚어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드웨어적 사양이나 기술적 어쩌고 저쩌고가 아니고
  • 스위치를 넣으면 바로 켜지고 즉시 인터넷에 접속된다.
  • 매뉴얼이 필요없이 직관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 동영상 감상시에도 10시간 이상 배터리가 지속된다.
  • 이동에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는 무게이면서도 충분히 편안한 크기의 화면

등이 될 것입니다. 이런 특성은 핸드헬드 기기에 최적화되었으면서도 경쟁 제품을 압도하는 고급스러운 UI를 제공하는 애플의 O/S 덕분에 가능한 것입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다른 업체는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이는 이미 iPhone에서 예상되었던 바입니다. OS/X를 휴대폰에 넣은 애플의 기술력은 이미 그때에도 충분히 입증이 되었지만 이번 iPad에서 경쟁제품들과의 선을 그어버린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점을 간과하고 성능이 어쩌니 스펙이 어쩌니 하는 이야기들은 핵심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거나 아니면 고의로 호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비교할 제품이 당분간 나올 수 없을 것이고(앞으로도 가능성이 없어보입니다) 그나마 가장 근접한 것이 Linux를 Java machine에 최적화한 구글의 Android인데 구글은 아직 휴대폰 이외의 기기에 적극적으로 적용할 생각은 없는 모양입니다. 써드 파티들은 (패닉상태에 빠져서) 열심이지만.

하여간, 이와 같은 관점은 많은 컨텐츠 메이저들도 깊이 공감하는 바입니다. 당분간은 다른 대안이나 경쟁제품이 없다는 것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앞 다투어 엄청난 양의 전용 컨텐츠가 쏟아져 나오게 될 것입니다. 아예 새로운 컨텐츠 분야가 창조될 것입니다. 즉,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이 눈앞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대신 아래의 비디오를 보아주십시오. Sports Illustrated라는 CNN 소유의 스포츠 잡지사가 만든 홍보 비디오입니다. 이런 업체들이 iPad의 발매를 얼마나 학수 고대해 왔는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컨텐츠 업계는 기존의 딜레마를 해결해 줄 구세주로 iPad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것은 "온라인 컨텐츠는 무료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대중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유료전환도 못하고 손해는 누적되는 현상황을 완전히 뒤엎을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이지요. 수많은 신문사, 출판사, 배급사, 영화사 등등이 iPad를 열열히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iTunes의 음반 판매 모델이 자신들의 컨텐츠에도 적용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사실 이 포스트의 목적은 iPad 자체를 다루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의 포스트에서 언급한 대로 이미 iPhone/iPad가 야기하는 사회적 현상은 어떤 분야에서든 주목하지 않으면 안되는 수준이 되어버렸습니다. 다른 업체들이 가정의 3번째 스크린에 대한 모색을 제대로 준비하기도 전에 애플은 그 해답을 제시해 버렸다고 하겠습니다.


최근 Control4가 iPad 전용의 홈오토메이션 애플리케이션을 발표하였습니다. 자사의 디바이스와 연동되는 이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배포할 예정인 것 같습니다. Control4라는 회사는 이전부터 발빠르게 iPhone 어플리케이션을 홈오토메이션시장에 도입해왔던 회사입니다. 사실 거의 모든 홈오토메이션 업체들이 예외없이 iPhone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Control4는 그 업체들 중에서도 선두에 있지요. 내용 자체는 크게 신선한 것은 없습니다. iPad용이라는 게 중요하지요. 주부들이 연속극 보다가 홈오토메이션 기기를 작동시킨다고 가정하고 보십시오.






iPad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김에 다른 회사들의 제품도 열거해 보겠습니다. 다음은 Savant사의 프로그램입니다. 이 회사는 특히 하이엔드 제품에 주력하기 때문에 제품의 수준이 다른 경쟁사에 비해 훨씬 높습니다. 가격대도 그만큼 높겠지요.




동영상을 주의깊게 보아 주십시오. 제가 국내 홈오토메이션 분야의 대기업의 입장이라면 이런 제품 도입을 검토할 것입니다. 첫부분의 언급대로 애플의 '혁명적인' UI는 그 직관성으로 인해 이런 홈오토메이션과 같이 일반 사용자에게 친근하지 않은 분야까지도 대중화 시장으로 이끌어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다음은 HomeBase 시스템의 시연 영상입니다.





이외 거의 모든 Home Automation업계가 이미 관련 프로그램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HomeSeer사 제품의 화면,



그리고 Crestron사 제품의 화면입니다.



iPhone/iPad가 국내에서 외국과 같은 돌풍을 몰고 오기에는 언어적 장벽이라는 큰 걸림돌이 있습니다. 한글의 온라인 컨텐츠나 데이터베이스의 빈약함도 문제입니다(사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Phone이 발매된지 몇달만에 50만대를 돌파하였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고 할까요. iPhone이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 현상이 되어버린 지금 가정 주부들이 iPad에 열광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겠습니까? 아니면 반대로 영어 교육 시장에서 iPad를 홍보하기 시작하면 학생있는 집은 하나씩 가지고 있어야 하는 기기가 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국내 홈오토메이션 업계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앞으로의 방향은 이렇습니다.


  • 월패드는 도어폰/로비폰의 저화질영상만을 제공하는 최소기능만 남는다.
  • 나머지 기능은 (월패드에서 구현하든 아니면 별도의 장치로 구현하든) 웹서버 형태로 제공해서 일반 모바일 기기에서 별도의 소프트웨어 없이 바로 연동가능하게 되어야 한다.
  • 하드웨어의 개발은 주변기기에 집중해야 한다.
  • 주변기기는 Total Solution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잡담 하나를 추가하자면 iPad와 관련해서 앞으로 유력시 되는 분야는 하드웨어에서 IP Camera 제조업체와 컨텐츠에서 요리(recipes), 날씨 관련 사이트일 겁니다. IP Camera 도어폰은 지금의 전자식 도어락 만큼이나 유행할 것입니다.

관심있게 보고 있는 몇가지 분야를 소개합니다. 우선 BigOven.com이라는 요리사이트에서 제공하는 iPad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 하나만으로도 주부들을 주사용자 층으로 흡수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다음은 iSpy라는 프로그램인데 어떻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전세계에 널려져 있는 공공 웹캠을 연결해서 화변에 보여줍니다. 의외로 수많은 웹캠이 iPhone으로 직접 볼 수 있고 제어도 가능하더군요. 이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것은 iPhone 사용자들이 꼭 구입하기를 원하는 소프트웨어 리스트 중에서 최상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가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본능인가 봅니다.



다음은 iPad의 등장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Netflix 입니다. 일종의 온라인 비디오 렌탈서비스 + 온라인 케이블 TV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왜 아직 국내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등장 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저작권의 문제이거나 관련 업체들이 첨예하게 대립하여 견제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거나 연속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iPad에서 제공되는 Netflix의 유혹을 절대로 뿌리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iPad 열풍을 풍자하는 황당한 비디오 하나 소개합니다. 유튜브에서 iPad로 검색하면 첫화면에 나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