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15, 2009

Intel의 Wind River사 인수

이미 꽤 지난 소식인데 관련 업계에서는 상당히 큰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인지 이에 관한 분석 기사가 끊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여파가 일파 만파로 커지고 있는 형상입니다. 좀 과장하면 dog나 cow나 한마디씩은 하는군요. 작은 규모(?)의 소프트웨어 회사 하나를 인수하는데 8억달러 이상을 썼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겠습니다만. 하여간 이번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서 요약한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이 기사를 내 놓은 Embedded.com의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Wintel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사건이라 합니다. 실상은 그보다 훨씬 더 큰 변화가 기다리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여간 이번 일에 대한 몇가지 생각을 정리해 보자면

인텔로서는 더 이상 임베디드 시장의 확대에 대해 현재의 상태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Linux로 무장한 ARM 계열의 약진에 비해 야심차게 준비한 Atom CPU는 상대적으로 예상만큼 잘 나가지 않는 이유가 O/S를 마이크로소프트에 의존한 때문인 것이 자명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불황에 AMD가 완전히 경쟁구도에서 멀어졌고 이제는 ARM과의 경쟁에서 한단계 도약하는 일만 남아 있는데 소프트웨어가 발목을 잡는 형상이라고 할까요.

당연히 이번 사건에 가장 긴장을 하는 측은 ARM사 입니다. Atom이 Linux에 최적화 되면 현재 ARM의 라인업으로는 성능상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장 확대에 지장을 받을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만큼 ARM이 성장하는데 Linux의 도움을 받은 것이 사실이 되겠습니다. 아직은 소비 전력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인텔의 초기 타겟은 일반 소비자 모바일 시장이 아닌 성능을 우선으로 하는 네트웍이나 자동차, 또는 산업용, 군사용이 될 것입니다. 분석가들도 이번 인수의 효과는 당장 나타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더 큰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간단한 비교로서 인텔의 연간 매출은 Wind River의 100배가 넘지만 시장은 오히려 Wind River가 훨씬 넓다는 것으로 이번 인수가 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Intel의 하드웨어가 Wind River의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는 시나리오겠지요. 이런 이유로 "Intel inside" 가 이제 "Intel everywhere"가 되었다고 평가하는 것이겠습니다.

인텔이 Wind River를 선택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위축될 것을 예상되는 업체 중에는 Linux가 아닌(정확히는 open source가 아닌) QNX 등의 다른 RTOS 업체들도 해당합니다. 즉 이번 일로 인해서 RTOS 업계가 Linux로 정리될 것을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만큼 인텔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재미있는 것은 아무도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지가 이미 임베디드 시장에서는 주목받지 못할만큼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겠습니다. 하여간 이번에 Linux로 무장한 Intel, 앞으로 전개될 임베디드 업계의 커다란 변화의 중심이 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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