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y 29, 2009

위기의 반도체 회사들

이번 주제는 홈오토메이션과 관계없습니다만 처음 이 블로그를 시작했던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자꾸 떨어지는 기억력을 보완하기 위한 기록의 필요성이 었습니다. 또한 이런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 싶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최근 EETimes에 올라온 기사 한가지를 적어 놓기로 하겠습니다.

기사의 제목은 위험에 빠져있는 10개의 회사들입니다. 작년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실물 경기의 침체는 많은 회사들에게 큰 어려움을 주고 있지만 이 것 역시 기업과 돈이 걸린 문제라서 생각만큼 단순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많은 반도체 회사들은 2008년 말부터 생존에 보다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 대량 해고
  • 재고 감소
의 두가지 작업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한쪽으로는 해고로 비용을 줄이고 한쪽으로는 열심히 다른 회사들을 헐값에 사들입니다. 요즈음 반도체 분야에서 M&A를 통해 한참 다른 회사들을 흡수하고 있는 회사로는 Texas Instruments를 들 수 있습니다. 기술이 바탕이 되어서 그런지 경쟁사들과 확실히 차별화 되는 제품으로 이런 불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요즘 TI의 행보를 보면 정말 이번 불황에 물을 만난 고기처럼 바쁘게 움직입니다. Microchip 도 여기 저기 쑤시고 다니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 별 소득은 없어 보입니다. 한때 어렵다고 이야기 되던 ST도 요즘은 신제품 발표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반면에 가격을 무기로 장사를 하던 업체는 여지없이 위기에 노출되는 것 같습니다. 기술 경쟁이 아닌 단순 가격 경쟁의 시장에서는 선두 한두 업체를 빼고는 다들 생존하기가 쉽지 않지요. 마치 한국의 교육제도처럼. 위에서 언급된 회사들 중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업체를 열거해 보겠습니다. 새로 설계를 할 때 이 회사들의 제품은 가능한 피해야 하겠고 기존에 수급되고 있는 부품들도 주의해서 대비를 해 두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주요 부품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은 없겠지만 와중에 적기에 수급이 원할하지 않을 가능성은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 AMD - VIA도 어렵다는 말이 들리고 인텔도 고전한다는 이야기를 보면 X86 제품군 전체가 시장 변화에 따라 축소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AMD는 얼마 전에 ATI를 인수했는데 이 쪽 제품은 저전력 분야에서 경쟁사인 nVidia에 비해 기술적 우위에 있음에도 데스크탑 및 노트북 시장이 줄어들고 대신 넷북 및 임베디드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nVidia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발빠르게 넷북 시장으로 방향을 돌렸는데 AMD는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 Cadence Design System - OrCAD가 유명한 것 같아도 실적이란 것이 거의 대학에 공짜로 깔아준 것이 대부분이고 실속은 기업사용자들이 선호하는 Mentor Graphics에 있는 것 같습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구별이 안가지만 경기가 나빠져서 옥석을 가리게 되니 기술력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생각됩니다.
  • Freescale Semiconductor - 항상 유리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해 상당히 선호하는 업체인데 몇가지 분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른 회사들의 제품과 호환되는 표준 반도체가 주력을 이루는 것 같습니다. 기사의 내용으로는 비록 점차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너무 많은 부채가 회사의 경영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i.MX 시리즈의 홍보에 상당히 힘을 쏟고 있는 것 같던데 어떻게 될 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 Infineon Technology - 나름대로 다양한 제품군을 가지고 있음에도 특별히 Infineon 만의 기술이 뒷바침되는 제품군을 찾기 어렵지요.
  • Renasas & NEC - 이 회사들은 존속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Renesas는 이미 한차례 구조 조정을 통해서 Hitachi에서 떨어져 나온 회사인데 대기업만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다 보니 이런 구조 조정의 시기에 타격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대체적으로 일본의 기업 특성상 어떤 정보든 공개에 상당히 인색한 특성이 NEC나 Renasas에도 그대로 드러나는데 이 때문에 제품들이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소수의 대기업 위주의 거래선으로 매출을 유지하는 구조가 이런 시기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러고 보면 일본 업체 중에서 datasheet를 제대로 제공하는 업체를 별로 본 적이 없군요.
  • Taiwan DRAM vendors (Inotera, Nanya, Powerchip, ProMOS, Winbond) - 대만의 DRAM 업체들은 이전부터 규모의 경제라는 측면에서 메이저들과 경쟁하기 어려운 입장이었지요. 삼성과 Hynix가 재고 감소를 이유로 덤핑을 벌이니 다들 큰 어려움에 빠져 있습니다. 이 들 업체가 제대로 수익을 낸 적이 있는지조차 궁금합니다.
  • Hynix, Micron - 오로지 가격 만을 무기로 장사하던 업체들입니다. Hynix는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업계에서 Hynix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 NXP - NXP는 필립스에서 분사해서 나온 이후로 입지가 계속 약화되는 것 같습니다. 필립스에서 나온지 꽤 된 것 같은데 아직도 주력 제품군은 필립스 시절 개발 된 것들이니 그동안 내부적으로 기술 투자를 게을리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위의 Freescale과 NXP는 상당히 popular한 회사라 상황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덧붙이자면 여러 리서치 업체에서는 이번 불황에 대다수 반도체 업체들이 재고를 너무 서둘러 처분하는 바람에 급격한 가격 반등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 재고 처분에는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 이외에 경쟁사를 제거하려는 목적도 있어서 일단 업체들이 정리되고 나면 목적을 달성한 회사들은 이전보다 훨씬 높은 가격 정책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런 회사들에게는 지금의 불황이 재고를 정리하고, 유휴 인력을 해고하고, 경쟁사를 제거하고, 유력한 회사를 싼값에 사들이는, 그야말로 다시 없는 좋은 기회일 것입니다. 외부에는 죽는 소리를 해대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겁니다. 마치 지금은 미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죽어나가는 것은 유럽과 중국, 일본등 미국 (달러화)의 경쟁국인 것 처럼 이와 완전히 동일한 상황이 이쪽 업계에도 전개되는 것 같습니다.

Tuesday, May 19, 2009

Embedded System Expo (Tokyo)

며칠 전(5월 13-15일) 도쿄에서 12차 Embedded System Expo가 열렸습니다. 여기에 요즘 주목받고 있는 Android를 탑재한 몇가지 시스템이 선을 보였습니다. 일단 아래 몇장의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전시된 제품들은 set-top box, digital photo frame, web pad, navigation system 등입니다. 처음 사진을 보면 그 완성도에 실망할 수도 있는데 이 전시회는 가전제품 전시회가 아니라 embedded system 전시회이기 때문에 양산 제품이 아닌 개발 장비 주도의 전시회라는 것을 상기해야 합니다. 반대로 이런 제품의 등장은 상당히 놀라운 일인데, 그 이유는
  • Google의 직접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가전사들이 개발을 주도했다는 점
  • 매우 짧은 개발 기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었다는 점
입니다. Google의 지원이 없다는 것은 대부분의 디바이스 드라이버를 직접 개발해야 하거나 또는 하드웨어의 도움없이 소프트웨어로만 구현하여야 하는 어려움을 의미합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 내에 전시가 가능한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입니다. 특히 navigation 제품을 출품한 업체는 실제 개발 기간이 2개월이었다고 합니다. Android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바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전시회에서 선보인 개발 장비들이 성공적으로 데뷰를 하게 되면 곧 이어 관련 가전 제품이 시장에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 Android system의 완성은 Net Book입니다. 이는 대략 내년 초쯤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는데 이번 Expo에 전시된 제품의 수준으로 보아 이 목표는 어렵지 않게 달성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임베디드 시장의 흐름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벗어나 open source로 가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아래의 제품들은 대부분 TI의 da Vinci OMAP 플랫폼이고 바로 아래의 커다란 방열판을 단 시스템은 Intel의 Atom 보드를 그대로 사용한 것 같습니다.





Saturday, May 9, 2009

Home of the Year 2009

Electronic House 라는 잡지에서 이번에 Home of the Year 2009를 발표하였습니다. 이 잡지는 home theater, smart home, premium audio, multimedia AV 등을 다루는 회사입니다. 지난번 TriVista와 추구하는 방향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소수를 대상으로하는 고가 전략의 사업 아이디어라고 할까요.

하여간 Electronic House가 선정한 10대 집, 물론 미국이야기 입니다. 평상시에 잘 들여다 볼 수 없는 초고가 주택의 내부를 잠깐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돈이 많으면 얼마나 많길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합니다. 일단 사진 몇장을 보여드립니다.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이 시장은 누구의 말대로 상위 10%가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시장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도 미국 이상으로 자본이 극소수에게 집중되는 구조입니다. 현재도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앞으로도 그 경향은 가속될 것입니다. 이 말은 숫적으로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산층 이하의 계층의 구매력은 더욱 떨어지고 극소수의 특권층은 소비가 훨씬 고급화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조업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 시장은 중국 생산을 바탕으로한 저가 제품과 그와는 반대로 극도의 사치품이 시장에서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되고 그 중간 쯤에 위치하는 제대로 만들어 제값을 받기를 원하는 국산제품에게 기회는 더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홈오토메이션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신축 아파트에 의존하고 있으니까 소비자의 선택이 아닌 건설사의 선택으로 결정되고 있지만 언젠가 소비자가 홈오토메이션 제품을 선택하게되는 때가 온다면 최소 기능의 최저가 제품, 기능상 꼭 필요한 제품(에너지 절약 관련 기능), 그리고 사치품의 세가지 종류만 살아남게 될 것입니다. 홈오토메이션 제품이 고가의 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할 경우 예상되는 몇가지 이슈를 적어봅니다.
  • 이 분야에서 고가의 브랜드 네임을 선점해야 합니다.
  • 커스터마이즈 작업에 많은 부가 가치가 발생할 것입니다.
  •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은 AV 시스템의 서브시스템이 될 것입니다.

Thursday, May 7, 2009

PoE와 PLC의 결합

이 아이디어는 마침 최근의 Embedded.Com에 나온 기사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우선 PLC 기술은 말 많던 초기의 문제가 대부분 극복이 되어서 이제 실용화 단계에 들어선 것 처럼 보입니다. 물론 가정 내의 이야기 입니다. 아직도 기존 ADSL이나 FTTH 등과 경쟁할 입장은 아닌 것 같고요. 일단 3대 네트웍 업체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제품들을 구경하시지요.


이 제품군 중에서 위의 기사에 소개된 것과 같이 PoE를 결합한 제품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PoE를 지원하는 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하면 이런 제품이 나오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 입니다. 즉 PLC 어댑터가 전원도 같이 제공하게 되는 것이지요. 다음의 그림은 그 예를 들은 것 입니다.



그림에서 ADSL Modem 이 PLC를 이용해 Set-Top Box와 통신하고 있는데 동시에 Set-Top Box는 별도의 전원 장치 없이 PLC 어댑터로 부터 전원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Set-Top Box는 집안 어느 곳이든 전원 플러그가 있는 곳은 별도의 배선없이 설치가 가능하겠지요. 물론 이 방식이 일반적으로 무선 방식에 대해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콘크리트 벽에 매립되는 도어폰, 특히 단독주택의 대문에 설치되는 도어폰
  • 무선랜으로 커버되지 않은 복층 아파트, 넓은 단독주택
  • 무선랜의 보안이 문제되는 경우
  • 무선랜의 설치(여러가지 설정)이 쉽지 않은 경우.

아직 PLC 어댑터들은 동일 조건의 무선 솔류션에 비해 가격이 비쌉니다. 제조 단가의 문제이기도 하고 아직은 많지 않은 수요의 문제이기도 합니다만 다른 모든 기술과 마찬가지로 보편화되면 가격이 낮아지겠지요.

Sunday, May 3, 2009

조명기기에 대한 몇가지 생각

흔히 잘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사실들이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조명기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이런 입장에서 몇가지 주제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효율에서 백열등(incandescent lamp)보다 형광등(florescent lamp)이 월등하다.

아마도 올해인가 내년인가 정도 부터 유럽에서는 백열등의 생산 및 판매가 금지되기로 되어있을 겁니다. 기존 백열등의 기능을 형광등이 완전히 대치할 수 없는 분야(색온도나 반응속도의 문제)는 대신 할로겐 등이 사용될 겁니다. 하여간 곧 백열등은 없어지고 조명기기의 대세는 형광등이 될 텐데 형광등 중에서도 백열등의 등기구를 1:1로 대치할 수 있는 CFL(Compact Florescent Lamp)이 가장 많이 사용될 것입니다.



문제는 이 CFL의 역률이 상당히 낮다는 것입니다. 사실 낮아도 너무 낮습니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저가의 CFL은 역률이 50% 이하라고 합니다. 이 정도면 순수한 인덕터 코일에 가깝고 이 때문에 전력 공급사들은 조명이 CFL로 바뀌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우려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의 과금체계로는 일반 수용가에 역률에 대해 panelty를 줄 수 없으므로 역률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손실은 전부 전력공급사에게로 돌아갑니다. 물론 smart meter가 보급되면 입장은 달라지겠지요. smart meter에서 실시간 역률을 측정하게 되면 전력회사는 전송료(delivery charge)의 명목으로 낮은 역률에 대한 추가 과금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역률문제를 고려하면 CFL이 백열전구에 비해 그다지 효율적이라 할 수 없다는 의견이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전력 공급사는 정부에게 역률 보상 회로가 장착되지 않은 CFL을 판매금지하도록 압력을 넣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회로 비용 때문에 CFL의 가격이 지금보다 상당히 올라가서 보급에 문제가 생기므로 정부에서는 당분간은 그냥 모른 척 하고 있다고 합니다(미국의 이야기). 아마도 CFL의 보급이 계속되면 계속 모른 척 할 수는 없을 겁니다.

LED 조명은 곧 다른 조명을 대체할 것이다.

이것 역시 아직은 상당히 요원한 이야기입니다. 한마디로 현재의 LED 조명은 형광 조명에 비해 효율적이지도 수명이 길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LED 조명의 단점은 제조 비용 이외에 전류량이 올라가면서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과 발열에 의해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입니다. 둘 다 간과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현재 LED 조명의 효율은 전부 수십 mA 수준에서 측정한 것으로 실제 조명으로 사용할 레벨로 전류량을 높이면 아직도 형광등의 효율에 따라오지 못합니다.

게다가 발열에 의한 수명감소 문제는 단순히 사용기간이 감소되는 것이 아니라 발광 효율이 급속하게 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초기 밝기의 70% 수준까지를 수명으로 잡는다면 LED 조명의 TOC(Total Cost of Ownership)는 형광등에 비해 한참 못 미치게 됩니다. LED의 케이스로 사용되는 에폭시가 높은 온도에서 색이 변하고 금이 가는 문제 역시 가까운 시일내에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형광등과 동일한 밝기에서 동일한 효율을 내는 LED는 아직 실험 수준의 단계입니다. 그리고 발열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냉각판이나 제조 방법이 개발되어 양산되기 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고 그 단계에서도 형광등과 가격경쟁(TOC)을 하기 위해서는 또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것조차도 가정용 조명의 이야기이고 산업용이나 비즈니스용 조명으로 가면 갈길이 한참 더 멉니다.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영원히 LED가 형광등을 대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근본적으로 LED는 전도성 발열(conductive cooling) 구조가 필요하므로 방사성 발열(radiative cooling) 구조를 가지고 있는 지금의 전구는 대치가 불가능 하다는 것입니다. 대신 LED 만의 장점을 살리는 장식성 조명으로서만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지요. 누구 말이 맞든 LED 조명이 실제 널리 보급되기 까지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곧 모든 조명이 LED로 바뀔 것 같은 최근의 분위기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효율이 높은 조명기기가 보급되면 에너지가 절약될 것이다.

이것은 가장 논란이 예상되는 주제가 될 텐데, 최근에 이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제 기억에 의하면 1800년이나 그보다 훨씬 이전의 단순한 촛불을 조명으로 사용했던 시절부터 최근까지의 통계를 바탕으로 조사된 결과인데 결론은 한 가정이나 한 국가가 조명을 위해 사용하는 비용은 거의 일정하다라는 것입니다. 즉, 새로운 조명 장치가 등장해서 더 싸게 조명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사람들은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촛불에서 아크등으로 아크등에서 백열등으로 그리고 백열등에서 형광등으로 더 효율적인 조명 장치가 나오면 절약되는 에너지 만큼 더 많은 조명을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 결과에 의하면 단순히 LED 조명이 형광등을 대치하게 된다고 결과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대신 더 다양하고 많은 조명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지요. 결론은 아무리 효율이 좋은 조명기기가 등장해도 조명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절약하게 하는 상품은 판매가 될 것입니다.

참고로 효율이야기가 나왔으니 각 조명 방식의 효율은 얼마나 될까요? 일반 백열전구가 약 3% 이하의 효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60Watt 전구의 경우 58W가 발열로 소비된다는 뜻이지요. 그렇다면 백열등에 비해 월등히 효율이 좋다는 형광등은 약 30%, 그리고 차세대 조명인 LED 조명은 한 50%의 효율을 가지고 있을까요?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CFL이 10%, 그리고 LED가 18%의 효율(제한적 조건하에서)을 냅니다. 백열전구에 비해서는 상당히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에너지는 열로 소비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 필립스에서인가 각 조명 방식별로 수명과 제조공정에서의 비용까지를 총 망라한 에너지 소비효율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즉 전구를 만드는 공장이 소비하는 에너지와 그 전구의 수명까지 고려하여 각 조명별 인류가 소비해야하는 에너지 비용을 계산한 것이지요. 필립스의 의도는 자사의 LED 조명이 고효율, 친환경적이다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런 연구를 했겠지만 그 결과를 본 많은 사람들은 그 반대로 생각보다 별 차이가 없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게다가 그 결과는 LED에 유리하도록 편파적인 해석을 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백열등 -> CFL -> LED로 가는 과정을 결정하는 것은 제조 비용, 효율 등의 논리적이고 경제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고 자본의 관점에서 보아야 맞을 것 같습니다. 메이저들의 양산 준비가 완료되는 시점에서 집중적인 선전이 이루어질 테고 효율이나 비용에 상관없이 조명기기의 전환이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Friday, May 1, 2009

ARM vs Intel, Linux vs Windows

넷북 시장의 확대로 인해 주목받는 이슈로 떠오른 주제가 ARM 대 Intel 그리고 Linux 대 Windows의 이 시장에 대한 주도권 경쟁입니다.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것은 Linux를 채용한 ARM machine 대 Windows를 채용한 Intel machine의 대립구도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좀 복잡합니다. 시장의 흐름이 어느 쪽으로 가게 될 지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현재의 수준에서는 시장의 흐름을 정리해서 이야기 하기는 어려우니 대신 몇가지 최근의 소식을 전합니다.

Dell Latitude E4200의 ON Technology

Dell이 최근에 발표한 비즈니스 노트북 Lattitude E4200의 설명을 보자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Lattitude 노트북에 채용된 ON 통신 모듈을 사용하면 노트북을 부팅하지 않아도 버튼 하나로 하루 종일 이메일을 확인하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전의 노트북 중에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위해서 두개의 O/S를 채용한 적이 있었습니다. 즉, 정식의 Windows XP 와 Embedded XP 두가지 O/S를 장착하고 멀티미디어 기능 만을 사용할 때는 Embedded XP가 빠르게 부팅해서 미디어 파일을 재생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Lattitude E4200에는 각각의 O/S를 가진 두개의 CPU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즉, 위에서 이야기하는 ON 기술을 사용할 때는 main O/S와 main CPU는 꺼져 있는 채로 Linux가 포팅된 ARM CPU가 동작하는 것이지요. ARM의 저전력 기술 덕분에 일과시간 내내 배터리로 동작한다고 합니다.



Intel의 Moblin Project

최근 Intel이 OpenedHand사를 인수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OpenedHand 사는 모바일 기기의 embedded linux 개발사로 유명합니다. 이 분야에서 상당히 오래된 영국회사로 Nokia 휴대폰의 O/S 개발 및 Gnome desktop software 개발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Intel이 OpenedHand사를 인수한 것은 당연히 Atom 을 채용한 Netbook에 Linux를 O/S로 포팅하기 위한 것입니다. Microsoft에게는 당혹스러운 일이겠지만 Intel로서는 이제 Microsoft에만 의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Intel은 OpenedHand사와 공동으로 Moblin Software Platform을 개발하기로 하였습니다. Moblin Project는 Netbook에 Atom platform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기 위해 Intel이 추진하는 open source project 입니다. 물론 Linux 기반입니다.



Windows 7에 대한 루머 한가지

Windows Vista에 대한 처절한 실패를 뒤로 하고 드디어 Windows 7의 RC가 발표되었습니다.
정식 버젼은 올 연말로 계획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와중에서 은밀한 루머 한가지가 돌고 있는데 그것은 Windows 7에서는 ARM platform을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Netbook을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것인데 embedded O/S가 아닌 정식 O/S로서 ARM을 지원한다는 것은 상당한 파격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보안이 워낙 철저해서 지금은 그냥 '설' 정도로만 돌고 있는데 이런 루머가 돌고 있다는 것 자체로 이 분야의 흐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읽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전망

아무래도 대세는 open source 쪽이 유리하지 않는가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스마트 폰 시장에서 embedded linux가 Windows Mobile 대신 선택되는 이유와 비슷한데 시스템의 구성을 Hardware / Software / Contents 로 구별했을 때 시장을 주도하는 소비자나 서비스 공급자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Contents 라는 것입니다. Contents가 Hardware나 또는 Software의 제약으로 제한을 받는 상황은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은 시장의 선택인 것 같습니다. Intel이 Moblin Project를 추진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