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February 5, 2011

Control4의 EMS100

Control4는 대기업은 아니지만 home automation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업체 중 하나입니다. Control4가 에너지 공급업체인 NV Energy와 공동으로 남부 Nevada 주 20,000 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 그리드에 연동되는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공급합니다. 이는 이제까지 있어왔던 시범사업과는 달리 실제 운용을 위한 세계 최초의 사업입니다. 1사분기에 각 가정의 동의를 얻어서 올 여름부터 설치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스마트그리드가 여전히 해결해야할 크고 작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어서 아직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이제 겨우 시험 사업 준비 작업에 삐걱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입니다. 역시 첨단분야는 항상 대다수가 예상하는 것보다 빨리 변화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돈과 관련된다면 말입니다. 올해 현장 설치를 역산해보면 최소 5-6년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했었을 테고 에너지 공급사가 스마트미터를 각 가정에 설치하려는 시점에서 이미 연동 테스트가 진행되었을 것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여간 이 업체가 제안하는 시스템을 좀 더 자세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분야에 처음으로 등장한 제품이니 앞으로 나타날 많은 동종 시스템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스마트그리드를 관장하는 에너지 공급업체, 이에 연동될 각종 가전 기기업체, 다양한 센서들과 주변 장치를 생산하는 업체,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를 사용하게 될 소비자간의 복잡한 연결관계를 중간에서 통합해야 하는 홈오토메이션 업체로서는 이 Control4의 시스템 구성은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하늘색으로 표시된 3개의 부분이 Control4가 공급하는 부분입니다. 아래 그림을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Central controller가 되는 EC-100은 세가지 이종 네트웍 연결을 갖습니다. 먼저 에너지 공급사의 스마트 미터와 연결(그림에서 SEP 1.0)되어 에너지 사용량 정보를 직접 제공받습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Control4의 웹서비스(ADVANTAGE)에 연결됩니다. Control4가 운용하는 Web Service(ADVANTAGE)는 에너지 공급사와 연결되어 보다 고급 정보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인터넷을 통해 가전 기기를 통제할 수 있게 합니다. 사용자 정보를 에너지 공급사에 제공하는 역할도 동시에 수행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EC-100은 가정내 가전기기와 Zigbee Pro를 이용해 연결됩니다. 이 Zigbee Pro를 통해서 난방 조절기(써모스탯) WT-100과 연결됩니다. Zigbee Pro의 프로토콜 자체는 무선 센서 네트웍 분야가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현재 시점에서는 큰 이슈가 되지 않습니다. 가전기기나 주변 장치 제조업체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모든 프로토콜 스텍이 완비된 모듈을 구매해 장착하기만 하면 되니까 그것이 어떤 표준이든 별로 어렵지 않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 EC-100 Energy Controller는 탁상형(Tabletop)으로 가정의 에너지 사용량과 과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사용자는 이 컨트롤러를 이용해서 Zigbee Pro 프로토콜로 연결되는 가전기기를 제어할 수도 있고 에너지 공급사로부터 메시지를 전달 받을 수 있습니다. 화려한 UI를 넣어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위 화면에 보이는 내용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어보입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이 다이얼로 표시되는군요. 이런 디스플레이만으로도 10퍼센터 이상의 에너지 절약 효과를 가진다는 내용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납니다. 화면의 맨 아래에는 time-of-use rate가 표시됩니다. 현재는 시간당 0.36달러이지만 6시부터는 피크타임이 적용되어서 시간당 1.35 달러가 된다고 나오는군요. 한국의 경우는 좀 다르겠지만 이 한 줄 디스플레이만 가지고도 사용자들은 이 제품이 꼭 필요하다 느낌이 강하게 받겠군요.

에너지 분야가 거의 완전히 민영화된 북미는 에너지 가격이 비쌉니다. 그냥 비싼 정도가 아니고 한국의 에너지 가격에 익숙한 입장에서는 상상할수도 없이 비쌉니다. 에너지도 다른 공산품처럼 생산업자와 유통업자가 분리되어서 복잡한 가격정책으로 소비자를 골치 아프게 만듭니다. 한국과 비교하자면 최소 5배에서 10배정도의 비용을 전력/난방/취사에 써야 합니다. 매달 3-40만원을 (고급 주택의 경우에는 200만원이 넘는 경우도 흔한 것 같습니다) 전기료로 지불하자면 당연히 사용량과 과금에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도 한국전력이나 가스공사가 민영화되는 시점에 에너지 비용이 지금의 2-3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스마트 그리드 시범사업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2년 이내에 민영화 될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스마트 그리드라는 것이 에너지 유통사업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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