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December 30, 2010

Verizon의 Connected Home

이번에 Verizon이 홈오토메이션 사업에 진출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2011년 1월에 있는 CES에서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라 합니다. 우선 간단한 소개 비디오를 먼저 보겠습니다.



다음은 서비스 개념도입니다. 클릭하면 좀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홈오토메이션 사업에 진출했다가 중간에 포기한 사례는 많습니다. 이는 이 분야가 사업적으로 매력적인 요소를 틀림없이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는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해결해야할 자질구레한 기술적인 난관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서 그 결과로 얻어지는 효용성의 측면을 고려하면 투자가치가 별로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다양한 기기간의 프로토콜 통합의 문제로 개발 비용이 쓸데없이 높아지는 문제도 만만치 않은 걸림돌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 Verizon이 또 다시 이 분야에 손을 대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해야하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통신망 사업자의 주도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이제까지 홈오토메이션은 그 자체로는 사업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시스템에 통합되는 형태로 사업화가 추진되어 왔습니다. LG나 삼성은 가전을 중심으로 통합하려 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미디어 서버, 그리고 셋탑박스를 중심으로 통합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통신망 사업자의 주도로 통합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될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몇년전부터 있었지만 현재는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대일로에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소비자에게 어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습니다. 스마트폰의 도입이 홈오토메이션을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만드는데 획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아이폰이 보여준 바 있습니다.

무선 선세 네트웍이 이제는 어느 정도 높은 완성도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이전까지의 홈네트웍을 실제 설치하게 될 때 가장 걸림돌이 되어왔던 배선의 문제가 해결되어 기술자의 도움없이 아무나 설치가 가능하게 된데다 가격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무선 네트웍의 표준이 완성 단계에 이르면서 주변기기 업체들도 이에 맞추어 프로토콜 통합을 준비해 왔고 이 솔루션만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회사도 등장하면서 이제는 아웃소싱을 통해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상당히 쉬워졌기 때문에 예전과 같이 효과 대비 개발 투자가 쓸데없이 높아지지도 않습니다. Verizon의 입장에서는 휴대폰 통신망에 접속되는 간단한 임베디드 서버와 애플리케이션만 준비하면 단일한 프로토콜(이 경우에는 Z-Wave) 하에서 원하는 모든 주변기기를 바로 아웃소싱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제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북미지역에서 스마트미터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에너지 소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것도 좋은 타이밍이 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사용 기기들이 통합 제어되는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간의 연간 에너지 비용 차이가 생각보다 매우 크다는 것이 다양한 리포트를 통해서 밝혀지면서 이제는 집을 새로 지을 때 기본적으로 홈오토메이션 장치를 설치하는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Verizon이 홈오토메이션에서 수익을 얻는 회사가 아니라 통신 사업자로서 다른 사업자와의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서 도입하는 서비스라는 것이 더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기기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지요. 아직 가격 정책에 대해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Verizon의 입장에서는 이 시스템을 공급함으로써 추가로 발생하는 수익만을 감안해도 일정 약정하에 무료 공급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상황이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파트 중심의 주택공급 구조가 그렇고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비용이 북미에 비해 아주 낮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을 이슈로 구매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여전히 신규 아파트에 대해서만 관심을 보이고 있지요. 여전히 개발 투자비용이 높기 때문(또는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Verizon의 경우를 참조하면, 별로 높지 않은 비용에 (기축 시장에도) 시스템 공급이 가능하고 그 투자 비용은 통신비로 쉽게 회수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아시아 몇개국을 제외하면 특별히 신규나 기축시장의 구별이 없지요. 따라서 Verizon의 이 사업이 잘 된다 싶으면 언제든지 따라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한국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인 누가 시작하면 다들 따라하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홈 오토메이션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단 여러가지 기술적, 또는 그 외의 걸림돌들이 쉽게 제거되지 않아서 아주 더디게 진행되고 있을 뿐이었지요. 이제는 여러가지 여건이 변화해서 시장이 서서히 움직이려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스타트를 Verizon이 끊게 될지 아닐지 모르지만 이 시장에 플레이어로 참여하려면 미리 준비를 해야 하겠지요.

Wednesday, December 1, 2010

GE의 HEM사업

GE (General Electric)가 가정의 에너지 관리 사업(HEM : Home Energy Management)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소식이 들리는군요. 거대 기업들이 이 분야에 속속 참여하는 것은 이제 이 시장에서 돈이 된다는 전략적 판단이 섰다는 말이겠습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대로 DOE (Department of Energy)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스마트 그리드가 도입되었을 때, 즉 시간대 별로 차등적인 과금이 시행되었을 때 소비자가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 정보를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피크타임에서 15%, 전체적으로 10%의 에너지 절약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집안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장비를 설치해서 사용자에게 보여줍니다. 통상적인 미국 가정의 경우 월간 전력 소비량이 $200달러라고 했을 때 이 사용량 정보를 보는 것만으로도 월 $20달러이상, 연간 $240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약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약간의 인텔리전스를 가지는 가전제품, 예를 들어서 심야에 자동으로 운전하는 세탁기나 식기세척기등을 활용하면 그 차이는 훨씬 늘어날 것입니다. 이 정도가 되면 소비자가 에너지 관리 장치를 구매할 동기가 충분히 유발될 수 있겠지요.

대기업이 움직일 때는 이미 사업성에 대한 검토는 물론 기본적인 사업 준비가 완료되었을 것입니다. 구글의 에너지 사업관련 제품은 TV 홍보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마트 그리드 사업 자체는 아직 갈길이 멀고 험난하다는 평이 정설입니다. 하지만 이런 평가와는 반대로 이미 사업초기 부터 많은 이슈와 상당한 소비자의 위기 의식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이에 편승한 에너지 관리 제품의 시장은 벌써 초기 단계에 들어서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수년내로 이 분야에서 상당한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정에서 에너지 관리의 개념을 적용하려면 바꾸어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