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November 12, 2010

주목해야 할 분야

특정한 주제는 없습니다. 업계의 소식을 꾸준히 들여다 보면 어떤 분야가 주목을 받을 것이다라는 게 눈에 보일 때가 있습니다. 비즈니스라는 것이 통상적으로 수많은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복잡하게 얽히게 되므로 쉽게 예측가능할 리가 없고 따라서 이런 분야의 예측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따로 있는 것이지만 특정한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가 주도한다든지 또는 관련 업계들이 협력한다든지 아니면 소비자의 트렌드가 변한다든지 해서 명확한 흐름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학계쪽에서 논의가 시작되면, 뒤이어 몇몇 벤처 업체들이 프로토타입의 제품을 내놓으며 특허를 선점하는 순서가 뒤따르고, 정부나 공공기관이 관련 표준을 정하게 되면, 이제 대기업들이 선두의 벤처업체들을 사들여서 양산을 준비하는 단계로 진행되는 것이 일종의 공식처럼 진행됩니다.

이런 과정을 밟는 분야는 대기업이 움직이는 시점으로부터 보통 2년 정도면 업계의 흐름을 장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서 언론을 매수해 실제적으로는 아무 내용도 없으면서 대중을 호도하는 경우도 있지요. 한국에서는 이런 일들이 아주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는데 예를 들어서 불과 얼마 전에 S사가 자체 개발한 '바다'라는 스마트폰 운영체계를 대대적으로 선전한 적이 있었습니다. 외국에서는 이 운영체계라고 하는 것이 퀄컴이 제공한 리눅스 커널에 UI만 그럴 듯하게 입힌 것으로 발표시점부터 이미 'Bada is Nada(nothing)' 라고 우스개 거리가 되었습니다. 외국 관련 업계의 분석은 S사가 다른 O/S를 도입하는데 유리한 입지를 만들기 위해 가짜 제품을 내세워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것이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그 회사가 구글폰 V2의 양산업체로 선정이 되었다는 것이 밝혀졌지요.

만일 바다가 발표되었을 때 대기업이 추진하니까 하고 이 분야에 올인하였다면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이 혼자 바보가 되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업계의 흐름을 보고 있다면 이런 사기성 언론 플레이를 쉽게 걸러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야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새었는데, 결론은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이 분야가 앞으로 주목받게 될 지 아닐지를 판단하는 것은 아주 명백한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 두 업체가 잠깐 언론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관련업체들 전체가 몇년에 걸쳐서 일관되게 움직이고 있다면 그 분야의 장래를 추측하는 것은 절대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여기서는 그런 몇가지 분야에 대해서 열거해 보겠습니다. 따라서 분야간 주제의 연관성은 없습니다. 그냥 틈나는 대로 생각나는 것을 나중에 돌아보기 위해서 정리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 Embedded Hardware/Software 분야 -

이 분야의 움직임은 한마디로 ARM 관련 제품의 독주가 예상됩니다. 이전의 ARM 제품군은 8비트급 마이크로컨트롤러와 32/64비트의 x86프로세서 중간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만 현재는 상하로 양쪽 시장을 상당히 잠식하는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Cortex M 시리즈는 32비트의 성능으로 8비트 제품과 가격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시장에는 1달러 이하의 제품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성능과 소비전력에서 월등한 제품이 가격마저 우위에 있으니 이제 시장에서 8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가 없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8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가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는 다양한 I/O의 지원인데 최근에 ATMEL이 자사 8비트급에 적용되었던 I/O기술을 Cortex-M 시리즈에 적용하면서 이 분야에서 가장 유력했던 Microchip의 8bit PIC 시리즈들의 경쟁력이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Cortex A 시리즈는 최근에 멀티코어 제품들이 나오면서 정식으로 x86프로세서들과 경쟁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적용한 스마트 폰, 태블릿, 넷북 들은 성능면에서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피씨의 수준과 비교될 정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이를 지원하기 위한 많은 업체들의 노력이 가시화 되고 있는데 그중에 Linaro (얼마전에 관련 기사를 포스팅한 바 있습니다) 커뮤니티의 역할은 아주 중요한 시사점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ARM을 이용한 제품의 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던 커널과 미들웨어에 대한 표준 소프트웨어가 정식으로 등장하므로 기존 리눅스 개발 소사이어티를 감안하면 이제는 윈도우즈 제품 개발보다는 Andriod, Embedded Linux 제품의 개발이 훨씬 활기를 띄게 될 전망입니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가시적인 효과로 Andriod 제품과 응용 소프트웨어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됩니다. 상대적으로 윈도우즈 제품군은 전 분야에 걸쳐서 상당히 축소될 것입니다. ARM - Linux - Andriod는 이제 임베디드 분야에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 LED 조명 및 그 응용 분야 -

처음 LED 조명이 등장하였을 때의 생각은 이 분야는 소수 양산업체에 국한된 분야가 아닌가 하는 것이었지만 요즘의 분위기로는 그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현재는 거의 모든 반도체 업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LED 전원제어용 신제품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조명과는 달리 LED 조명이 기존의 조명보다는 훨씬 보편적인 시장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현재 초기의 몇가지 문제점들 즉, 광원에 집약된 발열, 고발열로 인한 제한된 수명, 그리고 높은 제조 단가등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어 가면서 이제 시장에 첫 양산 제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모르겠지만 외국은 마트에 가면 기존 전구를 대체하는 LED 전구가 팔리고 있습니다. 백열전구 60와트 기준의 LED 전구의 소비자 가격은 대략 2만원 정도 입니다.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는 아직 아니지만 시장에 처음 나온 제품 치고는 괜찮습니다. 바형 형광등을 대체하는 LED 등은 오히려 더 경쟁력이 있습니다. 광원이 집중되지 않고 길게 늘어져 있어서 쉽게 방열이 되기 때문에 전구형보다 양산 단가가 더 저렴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존 전구를 대치하는 용도 보다는 LED 자체의 특징을 활용하는 새로운 제품들이 대거 선을 보이게 될 것 같습니다. 과거 이에 관한 포스트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하여간 다양한 아이디어의 장식성 조명이나 기존 가전제품에 조명의 기능을 추가하는 형태로 많은 LED 조명 응용 제품이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서 고용량 LED의 전류 제어 기술이 보편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관련된 분야로 조도 측정 센서 - ALS (ambient light sensor) - 그리고 근접센서 - proximity sensor - 들도 LED 조명과 연관되어 대거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조명 자체로서 LED 조명은 기존의 CFL에 대한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두가지 특징, 즉 자유로운 광량 조절(dimming) 및 색상 제어 기능, 그리고 높은 역률을 강조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dimming 기능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적합하지요. 이 분야에서의 필요한 것이라면 아이디어가 될 것입니다. 조명이라는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됩니다.


- 홈오토메이션 및 스마트 그리드 분야 -

요즘 가장 이슈가 되는 분야이면서 가장 걸림돌이 많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연일 스마트 그리드에 대한 새로운 기사와 새로운 제품 들이 나오는데 여전히 시장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관련 기업들도 몸이 달아있고 정부도 여기저기 애를 쓰는데 워낙에 걸림돌이 많아서 상당기간 좌충우돌할 것입니다. 그만큼 기회와 위험이 상존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스마트그리드의 가장 큰 시장, 그리고 기술적으로도 가장 어려운 분야는 역시 전력 공급망이 되겠습니다. 미국의 경우 기술적인 문제가 다 해결된 후에도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10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듯이 전력 공급망의 문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최근에 미국이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삼기 위해서 정부간 협력을 시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베타 테스터로 온갖 시행착오를 다 거치고 결국은 전력망이 미국 업체에 완전히 종속되게 될 예정인데 한국 정부는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성과 홍보에만 급급하고 있더군요.

여기 오타와의 경우 수년에 걸친 스마트미터 교체작업이 2009년에 완료되었습니다. 그리고 2010 중반부터 이미 시간대별 차등 과금제도가 모든 가구에 시행되고 있습니다. 즉,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심야시간대 별로 전기 요금이 다릅니다. 캐나다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전력시장이 민영화 되어서 전기 요금이 한국의 몇배가 됩니다. 도시가스가 없이 전기로 취사를 하기 때문에 사용량도 많고요. 통상적인 가구가 한달 전기요금이 10만원은 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마트 그리드를 이용한 제품은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고 사람들의 관심도 없습니다. 전력회사는 스마트 그리드 적용에 대한 차등 요금을 가지고 주정부와 계속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차등을 두어야 전력 회사와 소비자가 서로 만족하게 되는지 결론이 쉽게 날리가 없습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는 스마트미터가 적용되고 전기요금이 갑자기 올라서 소송이 걸리고 난리가 난 모양입니다. 그쪽은 기업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약해서 그런 일들이 쉽게 일어나는 모양입니다.

전력 공급망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그 하위의 모든 문제들이 다 미해결인 상태로 남습니다. 따라서 현재 스마트그리드를 홈오토메이션에 적용하겠다는 시도는 지금으로서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아서도 구매욕구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언젠가는 스마트 그리드에 연결해야 하겠지만 당분간은 여전히 기존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제품 기획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나마 요즘은 무선 통신 분야가 발전해서 좀 낫겠습니다.

Wednesday, November 3, 2010

Android v.s. iOS(iPhone)

언제나 그렇듯이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도 참 빠르게 성장 중이네요. 문화적 특성상 주위와 항상 비교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한국(중국도 그렇지요)은 이런 면에서 대기업들이 가지고 놀기 딱 좋은 시장입니다. 그동안 애써서 막고 있던 스마트폰 시장이 한번 애플에게 열리고 나니 어느새 이제는 누구나 스마트폰을 들어야 이야기가 되는 상황이 된 것 같네요.

하여간,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전개될 시장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고 있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스마트폰 O/S의 마켓쉐어에 대한 것이지요. 마침 제가 구독하는 저널에서 이에 관한 기사가 오늘 나왔기에 겸사겸사 제 의견을 더해서 옮겨 봅니다.

저도 이 기사의 논지에 완전히 동의하는 입장인데 그 내용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Google의 Android와 Apple의 iOS간의 경쟁 구도는 이전 desktop O/S 시장에서의 Microsoft의 Windows와 Apple의 OS/X 간의 관계와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자세한 비교를 하지 않더라도 쉽게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가 애플의 오에스엑스에 대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지게 된 것은 절대로 윈도가 우수한 운영체계여서가 아니지요. 일찌감치 유닉스 기반에서 출발한 오에스엑스에 비해 윈도는 윈도 2000에 가서야 겨우 비교 가능한 완성도를 가지게 되었지만 이때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압도적인 마켓쉐어를 가지게 됩니다. 그 이유를 개방성이란 용어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보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시장 참여자들의 무게 중심이 어느 편에 있는가가 정확한 표현이 될 것입니다.

애플의 아이폰의 점유율이 높아졌을때 실질적인 이득을 취하는 회사는 애플 이외는 없습니다. 이는 다른 모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회사들에게는 재앙과 다름없지요. 애플은 회사 내부의 분위기도 그렇고 시장 전략도 그렇고 매우 욕심이 많고 그 욕심을 숨기지 않는 회사입니다. 수많은 일화가 있지만 다 접어두고 국내의 경우만 보아도 애플과 손잡은 KT 조차도 아이폰 판매부문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아이폰을 판매하는 통신사가 그 때문에 적자가 늘어나는 현상) 어느 나라도 예외가 없습니다. 애플의 전략이지요. 마켓확대를 갈망하는 2위 통신사의 약점을 이용해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시장의 관점에서 애플의 제품은 애플의 시장에서의 비중만큼 마켓쉐어를 가지는 것이 맞습니다. 그 외 모든 관련 회사들, 스마트폰 분야만 보더라도 삼성이나 엘지, 소니, 에릭슨, 대만의 많은 제조사들이 모두 애플에 밀려서 한쪽으로 몰려있는 상황은 아주 잠시일 뿐입니다. 이는 통계 자료로도 쉽게 입증이 됩니다. 지금은 아이폰 열풍에 잠시 시각적 혼동을 주고 있지만 냉정하게 통계를 확인해 보면 안드로이드 폰이 시장에 나타난지 불과 2년만에 아이폰의 점유율은 50퍼센트 대에서 20퍼센트 대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그것도 상품으로서의 완성도를 제대로 가지지도 못한 version 2 이전의 안드로이드 폰으로 말입니다. 시장 자체가 커졌기 때문에 아이폰의 판매량 자체는 늘었지만 시장 형성 초기의 왜곡되었던 마켓쉐어는 제자리를 찾아간다고 보여집니다. 이제 곧 시장에 10달러대의 안드로이드 폰이 등장하면 애플의 아이폰은 데스크탑 시장에서의 오에스엑스와 비슷한 위치가 될 것입니다. 데스크탑 시장에서 아이비엠 호환기종이 등장하는 것과 완전히 동일한 현상이지요.

이는 애플도 잘알고 있습니다. 애플의 전략 자체가 high-margin/low-volume이므로 마켓쉐어에는 큰 관심이 없지요. 대신 low-margin/high-volume 전략을 취하는 안드로이드 진영은 애플을 제외한 모든 제조사의 지원을 받게 됩니다. 이 쪽의 관점에서는 애플의 아이폰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갖는 것 자체가 용납할 수 없는 시장의 왜곡이 됩니다. 유일한 변수는 이번에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폰 7인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큰 영향은 주지 못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장은 두가지 방향, 즉 폐쇄적이지만 완성도가 높은 애플과 완성도는 낮지만 완전 개방되어 수많은 제조사의 지원을 받는 구글의 두가지 방향으로 전개되는 데 그 사이에서 어정쩡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지요. 아마도 림의 블랙베리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시장 전망을 보자면 이미 2011년에 아이폰의 마켓쉐어는 10퍼센트 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도 현재의 아이폰 열풍의 착시 현상을 빨리 떨어버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폰의 마켓쉐어가 50퍼센트가 된다고 한다면 삼성과 엘지가 고분 고분 국내 휴대폰 시장을 그만큼 내 준다는 것인데 현실적인 전망이라 할 수 없지요. 휴대폰의 분야에서 애플은 많은 휴대폰 제조사 중 하나이고 그만큼의 쉐어를 갖는 것이 맞습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이분법으로 나눌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물론 여전히 아이폰의 편에 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는 애플과 동일한 전략, 즉 마이너이지만 high-profit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 서야만 합니다.